아무말19 2024년! 새로운 마음으로. 신년 목표. 2024년! 새로운 마음으로. 신년 목표. 올해 본 한국나이로 스물아홉이 되었다. 이십대의 마지막 한해라는 게 아쉬우면서도 30대가 되기 위해 한해동안 준비한다고 생각하면 또 막 설렌다. 스물아홉은 그런 나이인가보다. 떡국먹고 괜히 부산스럽게 책상 정리를 하고 올해 첫 커피를 마시면서 잠깐 생각해봤다. 2024년 끝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으면 좋을까.. 2023년 끝의 내 모습이 마음에 차지 않았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나는 늘 나를 엄청 사랑하고 지금도 엄청 사랑하지만, 항상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한참 못 미치더라도 내가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지만, 올해에는 뭔가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도전적이었지만 그걸 유지해 나가는 데에는 썩 소질이 없었던 나. 언제나 무리해서 목표를 이.. 2024. 1. 2. 자폐 스펙트럼 장애 사회가 느끼는 코로나19 요즘 드라마 속 자폐인 변호사 우영우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요. 무섭고 가치없는 것에서 사랑스럽고 똑같이 가치있는 것으로, 자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새로워졌죠. 지난주에는 퀴어퍼레이드에서 주님 아래에서 차별법은 죄악이라고 시위하는 사람들을보고 마음이 참 웃기고도 답답했는데- 드라마를 통해 그림자 속에서 살던 장애 소수자들을 즐거운 방식으로 비출 수 있다니, 참 기분 좋고도 신기한 변화입니다. 이번주 재난재해와 불평등 연구에 대한 짧은 인스타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득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은 코로나 19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해졌어요. 우영우에 대한 나의 애정이 나비 효과로.. 2022. 7. 25. 똥 싼 뒤 맑음 아침에 일어나서 쾌변을 하고나면 묘한 성취감이 느껴진다. 아 나 어제도 잘 먹고 잘 기능했구나. 나 엄청 살아있구나. 험하고 복잡한 세상, 내 몸 잘 건사하고 민감성 장 트러블을 일으키는 스트레스 없이 좋은 하루를 보냈구나. 그것은 화장실로 윗집 싸우는 소리를 엿듣다가 왜 싸우는지 알아냈을때보다 화장실에서 얻을 수 있는 쾌감 중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쾌감이다. 그런 의미에서 헛짓거리를 한다 혹은 헛소리를 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에이, 똥 싸네' 라는 관용어구는 똥쌈의 미학을 담지 못한다. 헛짓거리나 헛소리를 한 뒤에는 그것의 성취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똥 싸다 말았네', '똥인 줄 알았는데 방구였네' 같은 말이면 그나마 비슷할텐데. 일을 함에 있어서도 '똥 싼' 뒤로 그런 성취감이 느껴지면 얼마나.. 2022. 6. 29. 이 블로그는 말이죠.. 나는 학부 때 컴퓨터과학 전공을 하고, 개발지식 구글링을 숨쉬듯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개발자 블로깅이 활발한 티스토리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처음엔 이렇게 내 생각을 끄적일 목적으로 만들지 않았으니 티스토리가 제일 적합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매일 적을 땐 30명 많을 땐 90명까지 방문하는 공간이지만 방문자 대부분은 내가 예전에 올린 개발지식 포스트만 보고 떠난다. 마치 앞에 사람들 입맛에 맞게 정원을 잘 가꿔놓고서 나는 숨겨진 쪽문으로 연결된 비밀 정원에서 혼자 놀고 있는 모양. 지금 와서는 이게 잘한 선택이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후회한다는 것은 아니고, 지금이 블로그가 나에게 어떤 공간인지 그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어서. 주입식 교육의 결과로 남이 정의해주지 않으면 내가 만들어놓고도 모르는 나.. 2021. 12. 11. 창과 방패 예전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모든 사람은 속으로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방패는 약하지만 창이 아주 날카롭고, 어떤 사람은 창은 그저 그렇지만 방패가 아주 튼튼한거야. 방패가 약한 사람은, 속이 다치고 싶지 않아서 날카로운 창을 자꾸만 더 날카롭게 만들고, 창은 그저 그렇지만 방패가 튼튼한 사람은, 방패를 믿고 굳이 창을 많이 휘두르지 않는거야. 나에게 창을 휘두르는 저 사람은 자신이 가진 방패가 너무 약해서 자꾸만 날카로운 창을 휘두르고, 그 창을 갈고 또 가는거야. 스스로도 피곤할텐데도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생각을 하니 자꾸만 주변에 상처를 주고 예민하게 구는 사람의 속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저 친구는 여린 속을 보호할 방패가 없구나. 그래서 그런.. 2021. 8. 27. 허물 고등학생 때는 왜 그렇게 남얘기 하기를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얘기가 더 재미있었고, 친한 친구한테 내가 들은 남의 나쁜 얘기를 전해줄 때, 혹은 반대로 쉬이 들을 수 없는 남의 비밀을 들을 때에는 특히 더 재미있었다. 낙엽이 구르는 것만 봐도 꺄르륵 웃을 나이의 소녀들을 지루한 학원과 학교라는 굴레에 가둬놓아 그런지도, 아니면 내가 남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남도 내 이야기를 한다는 뜻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 때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급식시간에 회전초밥집 인기 없는 계란초밥이 된 것처럼 운동장을 하염없이 돌면서 전해듣는 비밀 이야기는 그야말로 지루한 학교생활의 낙이였다. 돌아보면 무지 부끄럽다. 이제와서 부끄러워 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안다. 그 시절 남얘기를 하던 기억에 부끄러워.. 2021. 8. 10. 헤르만 헤세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단지 그의 모습을 빌려서 자신 속에 있는 무언가를 미워하는 것이다. 자신 속에 없는 것에는, 절대로 흥분하는 일이 없다. - 헤르만 헤세 2021. 7. 7. [채식과 음식물 쓰레기] 채식은 정말 올바른 선택일까? “높은 질의 식단은 더 많은 과일과 채소를 필요로 하며, 과일과 채소는 육류보다 많이 버려진다. 건강한 식단은 중요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에 따라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USDA's Agricultural Research Service, University of Vermont and University of New Hampshire, 2018) [채식과 음식물 쓰레기] 채식은 정말 올바른 선택일까? 지난 달,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에서 만난 올바른식습관연구소 2기 스터디 1주차 발제를 맡아 기후위기와 채식에 대한 발표를 해야했다. 사실은 거의 전혀 모르는 분야라 스터디를 하려고 했던 것이므로.. 무엇을 공유하면 좋을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단지 스터디 기간동안 지난.. 2021. 1. 18. Thanksgiving Break. 짧고 얇은 첫 방학. 크리스마스와 연말준비 벌써 땡스기빙 방학의 마지막 날이 저물고 어느덧 새벽 2시 15분 꾸준히 일기를 써야겠다고 또 한번 느끼는 밤이다. 나는 누구보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으면서, 왜 이제 많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안주하고 정적이게, 심지어 앞으로도 이래야겠다며 다짐까지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조용하게 사는게 좋아, 미니멀하게, 평범하게 를 외치는 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은 것인지 그저 화려하고 열정적인 삶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건지.. 매일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보다는 미래의 나를 그려보는 일기를 쓰고, 매일 조금씩 시간을 투자해서 나에게 쓰면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오랜만에 기대를 해보려고 한다. 어디에든 생각의 흔적을 남겨보며 조금씩 미래를 그리고 그 그림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다보면, 언젠간.. 2020. 11. 28. 분갈이 Day, 방울토마토 분갈이, 상추 심기🌱 귀여운 나의 씨앗들 🌱 오늘은 방울토마토 새싹 분갈이 해줄 겸 새로 상추를 심기로 했다. 다이소에서 상추 씨앗 3봉을 샀는데 하나 당 엄청 많은 씨앗이 들어있어서 작은 화분에 꽃상추 조금, 큰 화분에 청상추와 꽃상추 조금 밖에 못 심었다. 씨앗은 2년동안 쓸 수 있다고 하니,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심을 계획이다. 씨앗과 함께 사온 홈가든용 상토 3L 짜리 2봉과 엽채애좋은 튼튼배양토 1봉! 아 그리고 아래 작게 보이는 배수용 망사 6개입 1봉과 방울토마토를 옮겨 심을 넓은 목욕바구니도 준비했다. 🌱 우선 방울 토마토 옮겨 심기. 방울토마토 씨앗을 심은지 1달 반정도 된 것 같은데 어느덧 이만큼 자랐다 ㅎㅎ 너네는 좋겠다 햇빛이랑 물만 먹고 땅에 박혀있으면 잘 자라서.. 요만했던 애들이 이렇게 크다닝 🌟 .. 2020. 11. 17. [아무말 #7] 2020년 2월 24일 일기 오늘이 47분 남았다. 왠지 오늘은 오늘을 보내기가 아쉬워서 졸린 몸을 침대에 뉘였다가도 억지로 일어나 노트북을 켰다. 오늘은 연구실 퇴근이 1시간 남았을 때 우리 건물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공지를 받았다. 재택근무를 그토록 바래왔던 나지만, 나와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 방에 의심환자가 생겼다고 하니 소름이 끼치고 내 온몸을 씻고 싶었다. 쫓겨나듯 퇴근하고 집에 오늘 길에도 내내 그 사람이 양성일지 음성일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 여자는 괜찮을까? 그 여자도 나처럼 재택 근무를 하고 싶어했었을까? 집에 와서는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반찬을 덜어먹고 방에 콕 붙어있었다. 내가 잡은 컵의 손잡이를 소독하고, 저녁밥을 얹은 식탁매트도 알콜로 닦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쌍화차를 한참 마시고 나.. 2020. 2. 24. [아무말#6] 겁쟁이 이야기 어제 오랜만에 토슈즈 클래스를 들었다. 성인 반이기도 했고, 아이들이 참여하기엔 살짝 늦은 시간이었는데 어제는 처음보는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수업에 함께했다.토슈즈를 처음 신는 거라고 하던데 작은 발로 어찌나 동작들을 잘 따라하던지.보는 내내 너무 신기했고 처음 본 아이지만 대견하기까지 했다. 선생님은 아이가 처음부터 잘 따라하는 이유가 '겁이 없어서' 랬다. 모든 동작에 능숙해보이는 발레리나들을 무대 아래에서 보았을 때는 어, 되게 아프겠다, 뼈를 깎는 아픔이겠구나 라는 생각 이상으로는 못했던 것 같은데, 막상 실제로 토슈즈를 신어보니 문제는 겁이었다. 토슈즈로 갈아신으면 발목이 돌아가면 어쩌지, 미끄러지면 어쩌지. 겁이 몸을 지배해버려서 근육둘이 온통 소심해진다. 아이보다 조금.. 2019. 3. 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