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토슈즈 클래스를 들었다.
성인 반이기도 했고, 아이들이 참여하기엔 살짝 늦은 시간이었는데 어제는 처음보는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수업에 함께했다.
토슈즈를 처음 신는 거라고 하던데 작은 발로 어찌나 동작들을 잘 따라하던지.
보는 내내 너무 신기했고 처음 본 아이지만 대견하기까지 했다.
선생님은 아이가 처음부터 잘 따라하는 이유가 '겁이 없어서' 랬다.
모든 동작에 능숙해보이는 발레리나들을 무대 아래에서 보았을 때는 어, 되게 아프겠다, 뼈를 깎는 아픔이겠구나 라는 생각 이상으로는 못했던 것 같은데, 막상 실제로 토슈즈를 신어보니 문제는 겁이었다.
토슈즈로 갈아신으면 발목이 돌아가면 어쩌지, 미끄러지면 어쩌지. 겁이 몸을 지배해버려서
근육둘이 온통 소심해진다.
아이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아본 만큼 더 많이 다쳐봤고,
더 많이 다치는 걸 봐온 탓에 몸과 마음에 겁이 잔뜩 서린 모양이다.
이미 서려버린 겁을 떼어내는 것도 능력이겠지, 생각하며 토슈즈를 벗고 집에 너털너털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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