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47분 남았다.
왠지 오늘은 오늘을 보내기가 아쉬워서 졸린 몸을 침대에 뉘였다가도 억지로 일어나 노트북을 켰다.
오늘은 연구실 퇴근이 1시간 남았을 때 우리 건물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공지를 받았다.
재택근무를 그토록 바래왔던 나지만, 나와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 방에 의심환자가 생겼다고 하니 소름이 끼치고 내 온몸을 씻고 싶었다.
쫓겨나듯 퇴근하고 집에 오늘 길에도 내내 그 사람이 양성일지 음성일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 여자는 괜찮을까? 그 여자도 나처럼 재택 근무를 하고 싶어했었을까?
집에 와서는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반찬을 덜어먹고 방에 콕 붙어있었다.
내가 잡은 컵의 손잡이를 소독하고, 저녁밥을 얹은 식탁매트도 알콜로 닦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쌍화차를 한참 마시고 나니,
그저 잠이 솔솔 온다.
내일은 그 여자의 진단결과가 나온다.
그 여자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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