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대학 강의를 듣고 있노라면 입이 자주 심심해 진다.
그래서 사탕이나 젤리를 좋아하는 나는 책가방 앞 주머니에 한움큼씩 땅콩캔디를 넣어 다니곤 했다. 그렇게 입이 심심할 때나, 내가 좋아하는 친구를 만났을 때, 잠깐 만난 사람이 피곤해 보일 때, 혹은 나한테 작은 선의를 보인 사람이 있을 때. 하나씩 꺼내서 나 하나 먹고는 사탕 먹을래? 하곤 했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뜻밖의 행운을 만난듯이 환하게 웃는다.
오늘은 땅콩캔디가 다 떨어져 쉬는 시간에 사러 갔는데 매점에 땅콩캔디가 없었다. 원래 이 곳에서는 팔지 않았었나? 아니면 사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이제 안 파나? 약간은 시무룩해져 아쉬운대로 망고젤리를 사봤다.
약간은 촌스러웠던 땅콩캔디의 포장지와 달리 색이 쨍하고 고급진 불투명한 개별포장지. 첫인상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뜯는 순간 진한 망고향에 반해버렸다. 역시 난 음식 앞에서는 너무 쉬워져버리는 나약한 인간인건가.곧바로 옆에 있던 친구에게도 세개나 줬다.
이렇게 또 조금은 나아진 학교 생활이다.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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