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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아무말 #7] 2020년 2월 24일 일기

by 매실이 maesiri 2020. 2. 24.

오늘이 47분 남았다. 

왠지 오늘은 오늘을 보내기가 아쉬워서 졸린 몸을 침대에 뉘였다가도 억지로 일어나 노트북을 켰다. 

 

오늘은 연구실 퇴근이 1시간 남았을 때 우리 건물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공지를 받았다. 

재택근무를 그토록 바래왔던 나지만, 나와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 방에 의심환자가 생겼다고 하니 소름이 끼치고 내 온몸을 씻고 싶었다. 

쫓겨나듯 퇴근하고 집에 오늘 길에도 내내 그 사람이 양성일지 음성일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 여자는 괜찮을까? 그 여자도 나처럼 재택 근무를 하고 싶어했었을까?

 

집에 와서는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반찬을 덜어먹고 방에 콕 붙어있었다. 

내가 잡은 컵의 손잡이를 소독하고, 저녁밥을 얹은 식탁매트도 알콜로 닦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쌍화차를 한참 마시고 나니,

그저 잠이 솔솔 온다. 

 

내일은 그 여자의 진단결과가 나온다. 

그 여자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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