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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유학일기/유학 일기

[슬기로운 좀비생활] 사이버 유학 2주차 느낀점

by 매실이 maesiri 2020. 9. 4.

[슬기로운 좀비생활] 사이버 유학 2주차 느낀점

코로나 때문에 미국에 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밤낮을 바꾸어 수업듣기를 2주.

학기가 며칠 전 막 시작한 것만 같은데 벌써 2주가 지났다. 

정신없었던 2주동안 느낀점이 너무나도 많은데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릴 것 같아 글로 남겨보려한다. 

 

1. 생각보다 안피곤함 (아직)

근데 매일 생각한다. 내가 아직 안피곤한 것은 시작한지 2주됐기 때문이라는 것을.. 내가 아직 안피곤한 것은 그나마 내가 공부를 이 나이에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일주일에 5일의 수업이 밤 11시-11시반에 시작해서 어떤 날에는 2시에 끝나고 어떤 날에는 5시에 끝나며 또 어떤 날에는 1시에 끝난 후 다음 수업이 새벽 5시 반이라 중간에 쪽잠을 자고 일어나야하기도 한다. 그래서 보통 오전 11시-오후1시 사이에 일어나게 되는데 출근하던 때보다 훨씬 푹 자고 일어난다. 역시 학생이 개꿀 그지같은 출근문화

 

2. 생각만큼 리딩과 디스커션이 많음.

미국 수업이라고 하면 교수님이 말 끝나기 무섭게 질문하고, 틀린 답이어도 답하고, 스몰톡 많이 할 거라는 상상 많이들 한다. 상상한 만큼 목소리를 많이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네이티브 친구들은 발표 수업이 매우 익숙한지 별 말 아니어도 말하려고 하는 친구들이 많다. 아 물론 내성적인 친구들도 있음. 말을 시작하면 주로 다들 생각을 조리있게 잘 말하는 것 같다. 수업에 engage하는만큼 몸이 멀리 있어도 그나마 함께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나도 용기내어 말을 많이 하려고 하는 중인데 생각하는 것만큼 말이 조리있게 나오지 않아서 내가 연습이 덜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계속 부딪혀봐야하는 것 같다. 

 

한국대학에서도 나는 POWER공대를 나와 읽을거리가 많지 않았다. 읽을거리 많은 수업이어도 한학기에 많아야 1-2개였기 때문에 크게 부담되지 않았는데 미국 수업은 프로그래밍 수업이어도 리딩이 상당하다. 많이, 빠르게 읽는 습관도 들이고,.. 뭐 나쁘진 않다. 아직까지는 따라잡을만 하다. 리딩의 성격도 좀 다른게 한국에서는 하나의 텍스트북만 조지는 느낌이었다면 여기는 여러개 텍스트북이나 장르를 다루면서 작가/필자들의 생각을 비교해보고 나 스스로 생각해보게끔 하는 경우가 많다. 

 

3. 생각보다 강의 시간에 내용이 많지 않다.

디스커션과 리딩이 많은 대신에 수업 시간에 많은 정보전달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수업이 1시간 반밖에 안되는 것도 있는데 한국에서 한시간이면 주입식으로 디테일하게 촤르륵 교수님이 강의를 말로 전달하는 방식이 많았다면, 지금 대학원에서는 한시간 중 30분은 3-4명씩 그룹지어 이야기하는 breakout 디스커션이나 반 전체에 경험/생각을 물어보고 대답을 듣는 시간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남은 그마저의 시간도 시청각 자료, 투표(poll), 예시 사진이나 그래프 함께 보는 정도여서 강의 자체가 어렵거나 지루한 적은 없었다. 아마 한학기를 다 들어봐야 알 것 같긴한데 아직까진 그렇다.

단 리딩은 강의에서 다루지 않은 디테일까지 많이 다루기 때문에 공부할 게 없진 않다. 리딩을 통해서 독학을 해온다음에 함께 자신의 생각을 재조립해서 토의하는 느낌이다. 

 

4. 위계가 없거나 약하다. 

우선 학생들 사이에서도 서로 나이가 몇인지 전혀 모르고 중요하지 않다. 경험이 많은 것도 흥미요소일 뿐 그것이 위계질서의 기반이 되지 않는다. 대학원 수업 중에는 학부생과 함께 듣는 수업 박사와 함께 듣는 수업, 심지어 다른 교수와 함께 듣는 수업도 있는데 수업 중에 위계가 별로 느껴지지 않으며 그러도록 교수님들이 노력하시는게 느껴진다. 

 

5. 강사 초빙 스케일이 다름.

아.. 여기 영어캠프 아니고 미국 대학원이지 느꼈던 게 강사초빙. 수업 하루 전에 교수님이 급 텍스트북 작성한 유명한 사람한테 이메일 보내서 아침에 잠깐 시간되시면 작성하신 책 챕터 1에 대해 강의좀 해주실래요? 좋아요~ 해서 갑자기 강사초빙 수업이 성사됐다. 유명한 작가들이 같은 동네살고 옆동네 살고 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우리 동네에 연예인 누구 살아~ 이런 느낌. 리소스가 많은만큼 리소스를 생산한 생존하는 사람들도 많아 내가 맘먹고 접근하려고만 한다면 충분히 직접적인 대화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왜 쓰려고 하니까 이렇게 밖에 생각이 안나는지.. 헹

사이버 대학원 장단점도 참 많은데 그건 다음에 정리해봐야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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