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학원 유학일기/유학 일기

나를 찾는 여행

by 매실이 maesiri 2023. 5. 9.

2023.04.28

그새 티스토리 로고가 바뀌었네

요즘 맨날 아 블로그에 글쓰고 싶다 글쓰고 싶다 하면서 한 2주일만에 열어본 것 같다. 

역시 작심삼일이야. 그렇지만 이렇게 오늘 돌아온 걸로 칭찬해보자구

 

이제 한 열흘 있으면 박사 두번째 학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떠난다 

왜 이렇게 자주 가냐 돈이 진짜 많나봐 소리를 들으면서 간다.

현실: 이번에 왕복 티켓으로 한 70만원정도 냈는데 나머지는 가족마일리지를 끌어다 썼으니 돈이 진짜 많지는 않지만 형편이 충분히 되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우후후 어쩔건데

 

유학생활 이제 겨우 이삼년되었는데 이제는 한국에 가는 게 여행이라고 느껴질 지경이다 

귀국여행도 여행이라면, 나에게 그것은 나를 찾는 여행이다.

유학을 떠나기 전에는 사람들이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날 거라면서 멀리 떠나는 게 쉽게 이해가 됐고

멀리 떨어져 낯선 곳에서 온전히 스스로 지내다보면 정말로 자신의 정체성을 더 찾아가기 쉬울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정말로 멀리 떨어져서 살아보니 그 보편적 믿음은 정말로 거꾸로 퍼진 것 같다.

너무 낯선 곳을 자주 옮겨다녀서 그런가, 나는 혼자 살면서 오히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조금씩 잊어버리게 된다.

이제는 내가 어떤 간식을 먹었더라? 어떤 골목을 좋아했더라? 기분이 이럴 땐 어떻게 했더라? 같은 사소한 생각과 행동들이 겨우 스스로 물어야 떠오르는 것들이 되었다. 사실은 그런 작은 습관들이 나를 만드는거였는데 아무것도 없는 데서 새로 시작하라고 하니까 그냥 모든 게 슴슴해지는 거다. 

 

2023.05.09

저번에 글을 쓰다가 말고 노트북을 덮었는데 그러고서 또 열흘이 지나버렸다.

어제 한국에 돌아와서 하루는 헤롱헤롱 보내고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새로 얻은 책상도 꾸미고 익숙한 아침도 먹고 동네마실도 다녀왔다. 푸헤헤

 

나의 일생은 거의 전부가 한 동네에 있어서 동네 안에만 있어도 나를 좀 되찾을 수 있다. 한 동네라고 해서 금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내가 살던 동네의 구석구석을 발로 돌아다니고 냄새도 맡고 해야되는데 워낙 다닌데가 많아서

핸드폰 대리점이 망하고 없어진 자리에 새로 생긴 카페도 가봐야하고, 매번 가는 미용실도 가고 마트도 두어군데 가야 하고 

오래 다니던 발레 학원도 들어가봐야되고, 지하철역 안에 다이소도 가야한다 

 

오늘은 그 중에서 망한 대리점 대신 안 망한 대리점에 가서 esim이라는 것을 설치했고

자주가는 보세 옷집에서 옷도 샀고 매번 지나가기만 했던 돈가스 집에서 돈가스도 먹었다. 푸헤헤 

아직 헤롱헤롱하지만 익숙한 것들에 둘러싸여있는게 좋다. 

나를 찾으려는 노력같은 건 안해도 저절로 내가 된다.

한국에 오니까 그냥 별거 안해도 기부니 조타. 푸헤헤 

 

그렇지만 휴가로 온 건 아니라서 조금씩 눈치봐가며 일을 하긴 해야하니

틈틈이 어떻게 놀지 계획을 기깔나게 세워봐야겠다.

컨디션 관리 잘하고 일도 잘하고 놀기도 잘한 3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것 하나 잘하지 못하면 나 너무 억울해~.~

 

초미니 새 책상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