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유학일기59 엄마는 스포왕 부모님 제주살이에 꼽사리 4일차. 요즘 우리 네가족은 나의 해방일지라는 드라마를 즐겨본다. 근데 보는 속도는 다르다. 엄마아빠는 매번 본방사수, 나는 지난주에 귀국한 뒤 시작해서 이제서야 6화 보는중. 그런데 엄마가 자꾸만 스포를 한다. 며칠 전 나의 해방일지 어디까지 봤냐는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근데 걔네 엄마가 너무 허망하게 죽지 않니?" ...... 아악- 너무 큰 스포라서 소리도 안나왔다. 엄마는 미안해서 그게 우리의 블루스 얘기를 한거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해방일지 13편 즈음에서 엄마가 허망하게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쨌든 엄마는 일부러 얘기한 거는 아니랜다. 그러다 어제는- "걔네 서울가서 어떻게 살아갈지 너무 궁금하지 않아?" ....... 솔직히 이건 우리들의 블루스라고.. 2022. 5. 24. 석사 졸업을 앞두고오 공부하는 즐거움 되찾기 졸업이 코앞이다. 5월 14일에 학위장을 받으니 학교를 떠나는 날이 정말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되게 금방 지나간 건 분명한데 2020년 가을의 나를 생각하면 아주 옛날을 되짚어보는 것처럼 아득하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다. 대학 졸업을 기다릴 땐 아 드디어 아 드디어..! 였다면 석사 졸업을 기다리는 건 아..악 그래 벌써? 이런 느낌. 석사 졸업에 그다지 신나지 않은 데에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만(석사는 또 박사과정으로 가는 중간다리여서, 학벌이 중요하지 않음을 이전보다 더 잘 알아서, 가방끈만 길어지는 게 싫어서, 더 이상 환경의 변화가 그렇게 큰 자극으로 느껴지지 않아서, 워낙에 모든 일에 무덤덤한 성격이라서.. 이런저런보다는 조금 많음), 다 차치하고서 가끔은 나도 좀 더 .. 2022. 4. 18. 미국 대학원 유학비용 - (2) 생활비 편. 나의 가계부 미국 대학원 유학비용 - (2) 생활비 편. 나의 가계부유학생이라고 다 넉넉하고 부자인 건 아니다.. 그건 학부생 이야기고. 또래 유학생 중에서 당장 한국에 있는 가족들한테 생활비를 보내줘야하는 분들은 아직 본 적 없지만, 지출은 자연스레 많아지고 수입은 턱없이 적다보니 돈이 넉넉치 않기는 학부때랑 마찬가지다. ㅠㅠ 미국 오기 전에도 자취를 1년정도 했어서 아 이 한몸 건사하는데 돈이 이렇게나 나가야하는걸까아아 생각은 했지만.. 해외에서 독립하는 건 또 다른 산이었달까 그나마 나는 입이 하나라서 쉬운 편이다. 가정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잘 살아내는거지? 결혼한 사람들, 아이낳은 사람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1) 유학오기 전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지출🏫 학비 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장학금을 받는다고 .. 2022. 4. 9. 교수님 고양이 보여주세요 오늘은 유난히 주위가 산만한 하루다 아직 하루가 끝나진 않았지만 아마도 하루가 끝날때까지 주위가 아주 산만할 것 같다 저녁 줌 수업을 듣는데 교수님 오디오로 고양이 소리가 들린다 저저번주에는 강아지가 와서 카메라에 얼굴 들이밀던데 그래서 교수님이 강아지 보여주셨는데 아무도 반응을 안해줘서인가 오늘은 고양이 안보여주시고 그냥 수업하시네 교수님 저 귀에 하나도 안들어와요 그냥 고양이 보여주시면 안돼요? 고양이 자랑 듣다가 수업 일찍 끝내면 안될까요? 나만 고먐미 없어.. 고양이 키우는 상상을 3분정도 해봤는데 고양이가 내 실수로 다치거나 죽을까봐 무섭고 미안해서 여행도 편히 못 다닐거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고먐미털 알러지가 있어서 참 곤란했다 고먐미야 나는 집사가 될 운명이 아닌걸까,,? 흑흑 룸메가.. 2022. 3. 23. 미국 대학원 유학비용 - 한학기 학비/생활비 정리 (1) 학비 편 미국 대학원 유학에 들어가는 돈, 그리고 이걸 정리하다보니 드는 투자에 대한 생각 (의식의 흐름)해를 넘길 때마다 경제적 독립에 대한 열망과 과연 할 수나 있을지 걱정도 넥스트 레벨로 거듭나고 있다.. 사실 대학원생인 친구들과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 주제인데 사회초년생인 또래 친구들에 비해 돈을 당연히 많이 못 모으거니와 (모을 수 있다면 다행) 학비를 내야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같은 학년이더라도 전공에 따라서 받는 돈이 천차만별이다보니 민감해지는 것 같다. 차라리 거의 무조건 돈을 받는 박사과정이라면 몰라 ㅠ어찌됐든 미국 유학을 고민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라면, 어디에서 돈이 나가는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미리 알아두는 게 현명하다. 나의 경우에는 어땠는지 정리해보겠다. 1. NON-.. 2022. 3. 21. 2월 미국 유학 일상 그리고 갑자기 떠난 1박 2일 미주리 로드트립 | 미국 대학원생 VLOG EP.10 2월 미국 유학 일상 그리고 갑자기 떠난 1박 2일 미주리 로드트립 | 미국 대학원생 VLOG EP.10 진짜 낄끼빠빠될 뻔한 여행이었는데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했던 미주리 여행. 사실 집밖에 나가질 않아서 미주리가 아니었어도 될 1박여행이었지만 어바나샴페인이 아닌 다른 지형의 시골을 가본 것, 로드트립을 처음 해본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엄마가 영상보더니 한달에 한번씩 올려야돼서 급하게 만든 거 티난다고 정신없다고 피드백을 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빠는 나의 정신세계가 잘 보이는 영상이라고 했다. 그렇게 정신없나.. 호호호.. 내가 이렇게 사랑받고 산다. 2022. 3. 8. 드디어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합격 드디어 미국 대학원 박사과정 합격!!!!!!!! 2021년 11월. 돌아보면 그다지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박사과정에 지원하면서 내 과거 행적들을 정리해보니 좀 열심히 산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더라. 학교 성적표며 그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며 연구며. 평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해서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은 아니니 조금 조바심을 덜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나름대로 멘탈 관리. 그럼에도 지금 내가 있는 곳보다 높은 어딘가에 나를 끼워주십사 지원서를 내는 것은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이다. 박사과정 지원서를 쓰면 자주 친구들에게 존재론적 위기Existential Crisis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어쨌건 제가 세상에서 제일 멋들어진 인생을 살았어요.jpg' 풍의 지원서를 쓰.. 2022. 2. 17. 유학생활이 힘들 때. 보고싶은 할머니 오늘로부터 약 열흘 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2주 전 갑자기 호흡이 너무 불편해지셔서 급하게 응급실에 가셨다고 들었는데, 그 이후로 눈 한번 다시 못 떠보시고 가셨다. 장례식에 오신 어른들은 할머니가 그래도 투병생활 없이 끝까지 집에 계시다가 평안히 가셔서 참 복이 많으시다고 하셨다. 할머니가 아프지 않아 다행인 건 맞는데 편안히 죽어서 복이 많다는 그 말이 참 듣기 싫었다. 가족들이랑 인사할 시간도 없이 가셨는데 그게 뭐가 좋은 거라고. 너무 멀리 사는 나는 장례식도 추모식도 못 갔다. 영상통화로 영정사진 앞에서 절이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내가 유학 간다고 했을 때 할머니가 왜 그렇게 멀리 가냐고, 꼭 그렇게 멀리 가야되냐고 말씀하신 게 기억난다. 할머니가 보수적이고 세상을 몰라서 그런다고만 .. 2022. 2. 8. [VLOG] 돌아온 미국에서의 일상. 장거리 비행 후 장보고 요리하고 먹으며 회복하는 3일. 후..! 체력을 회복한답시고 평일 저녁에 편집하는 걸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토요일 오후를 편집하는 데 썼다. 그래서 내 계획보다는 늦게 올렸지만 참 뿌듯 :) 잠시 작년의 영상을 보니, 내가 이런 행동을 했었구나, 그때는 이런게 서툴었지만 저런 점은 지금의 내가 가지지 못한 좋은 점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과거의 내 생활을 캡쳐해둘 수 있다는 점에서 브이로그 만들기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내가 가끔 유튜브를 한다는 걸 알려준 소수의 절친한 사람들 말고는 거의 아무도 안보지만, 언젠가는 좀 더 공개적으로 얘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좋은 정보나 선한 영향력을 가진 영상도 만들어보고 싶다. 올해는 그런 의미에서 작년에 놓았던 영상 만들기를 조금 더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실행력은 좋으나 끈기가 .. 2022. 1. 24.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늘 설레고 재밌다. 오늘 아침엔 일어나서 토마토시금치계란볶음, 샐러드, 베이글을 먹고 감지 못한 머리를 쪼매고 매주 월요일 9시에 하는 연구실 줌 미팅에 들어갔다. 나는 단 1분도 미리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내가 들어갈 시간이면 원래는 못해도 열명은 들어와있어야 하는 미팅인데, 짙은 쥐색 화면에 내 프로필 사진만 덩그러니 떠있었다. 쎄하다.. 아는 사람들만 아는 그 쎄함 링크를 잘못 들어갔나 싶어 여러번 들락날락 거려봤지만 더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새로 들어온 한국인 포닥님과 한국인 지도교수님에게까지 문자를 보내본 뒤에야 오늘이 마틴루터킹 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아무래도 미국인 패치가 아직 덜되긴 한참 덜된 모양이다. 마틴루터킹데이에 일 연락을 하다니. 문자를 보낸 선배님들에게 아직까지도 조금 부끄럽다. 아무튼 .. 2022. 1. 18. 귀국이랄지 출국이랄지 차로, 비행기로, 다른 비행기로, 다시 차로.. 경유 한번 했다고 이렇게 힘들어질 일인가 싶게 힘든 여행 끝에 미국 집에 다시 도착했다. 아마도 출국 전날 월경을 시작해서 그런가. 안그래도 다릴 저리가 2배로 저리고 안 그래도 뻐근할 허리가 무감각해져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이 망할놈의 자궁은 눈치가 빠른건지 느린건지. 늦어져서 걱정했는데 날 엿먹이려고 대기타고 있었던거구나? 어제의 긴 여행 끝에 나는 쏟아지는 잠을 주체 못하고 오늘도 늘어지는 하루를 보냈다. 미국 집에 아직 룸메가 안와서 그런가. 아니면 밖이 추워져서 그런가. 떠나기 전보다 집이 유난히 쓸쓸하게 느껴진다. 서울에서 사람들에 둘러싸여 3주간 듬뿍 사랑만 받다가 와서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2022년은 내 개인적인 발전과 커리어에 집중하고.. 2022. 1. 13. [미국유학일기 10] 슬기로운 장거리 비행일지 장거리 비행에 제법 익숙해진 것 같다.올해 비행기를 여덟번이나 탔고, 그 중 네번은 13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이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뿌듯할만한 건 아닐수도 있는데.. ^^ 어쨌든 내가 뿌듯하니까 오늘은 장거리 비행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1. 올해 초, 처음 미국행 비행기를 탔을 땐 시간이 이렇게 안 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지루했다.처음 애인과 가족들과 멀리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잠시 저릿했지만, 사무치는 감정마저도 장거리 비행 앞에서는 흐릿해지더라. 게다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에서 혼자 살아내야한다는 생각에 '혹시 몰라 이것도, 혹시 몰라 저것도' 하며 짐을 바리바리, 이고 지고.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탄 비행기라 찝찝하기 그지 없었다. 그래도 백신이 나오기 전이라 원래는 세명이서 .. 2022. 1. 6. 이전 1 2 3 4 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