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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일년 - 계획쓰 작년에 올린 1년 계획 보니 왜이렇게 짠하냐.. 28 thing before 28, 라고 "28살이 되기 전에 이루고픈 28가지"를 적었던 기억이 난다. 그 목록을 돌아보니 28개 중에 10.2 개 정도 달성한 것 같다. 새해 목표를 10개나 이루었으니 기뻐해야할 일인가 아니면 18개를 이루지 못했으니 좌절해야할 일인가? 나는 꽤나 낙천적이므로 몇시간만 좌절하고 그 뒤로는 이룬 10가지에 대해 기뻐해야겠다. 28가지를 적을 때 나는 , , , , , , 이렇게 일곱가지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각각 3~5개의 구체적인 목표를 적었었다. 그 중에 이룬 10가지는 압도적으로 , , 그리고 카테고리에 집약되어 있다.이루기 쉬웠을 뿐더러 내가 평소에 더 잘하던 것들이다. 역시 인간은 현실에 안주하기 쉽다.. 그렇다고.. 2023. 2. 5.
도시에서의 유학생활 - 이제서야 실전이다..! 이전의 나의 유학일기 시리즈를 읽으신 분들이라면 내가 작년 봄까지 일리노이 주의 어바나-샴페인이라는 작은 twin city에 있었다는 걸 알테다. 그 곳은 대부분이 끝없이 펼쳐진 평___평___한, 옥수수나 소를 키우기에 적합한.. 농지로 이루어져 있어 잘 나가는 일리노이 대학교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감명 받을만한 부분이 없는 곳이었다. 너무 너무 평평해서 눈이 많이 쌓인 날에는 겨우 선릉만한 언덕에 사람들이 썰매를 타려고 모여들었고 (근데 좀 재밌긴 햇음), 고속도로를 달릴 때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라면 해가 지평선 너머로 생겨나거나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할 것이 너무 너무 없는 나머지 한인 테니스동호회에 갔더니 주민들이 모두 테니스 쌉고수여서 테린이인 나는 발도 못붙일만한 .. 2023. 1. 21.
진짜로 간 겨울의 한라산 윗세오름 - 영실코스 with 그때 그 친구들 2022.07.05 - [느리게 쓰는 여행일기/국내여행] - 제주도 한라산 성판악 코스 등반 일지 (feat. 교래자연휴양림) 제주도 한라산 성판악 코스 등반 일지 (feat. 교래자연휴양림) 한라산 등반 D-1. 오지 않을 것 같던 날이 왔다. 좀 친했던 과동기들이 모인 카톡방에서 '한라산 ㄱ?' 할때만 해도 별 생각 없었다. 처음에 말 꺼냈을 땐 조금 진심이었는데, 학기 중에 한라산 계획 happy-chipmunk.tistory.com 방금 여름에 쓴 한라산 성판악코스 등반일기를 읽고왔는데 참 오래된 일 같다. 한라산은 어찌된 게 방금 올라갔다왔어도 일단 내려오고 나면 일어나지 않은 일처럼 느껴진다. 오로지 후유증으로 몸만 종이인형처럼 펄럭일 뿐.. 겨울의 한라산은 더 그렇다. 아마도 설경이 너무 비.. 2023. 1. 10.
좋은게 좋은겨 학기가 끝날때마다 한국에 돌아오면 이번엔 며칠 있다가 가- 라고 말할 수 있는 기한이 주어지다보니 좋은 핑계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 이번이 어느덧 미국에서 네번째로 학기를 보내고 온 때였는데, 처음에는 오랜만에 왔다, 미국은 어땠냐 하던 친구들이 이제는 벌써 한 학기가 갔냐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보다 나를 더 자주 본다고 말한다. 그래도 좀 보고싶었냐? 하면 덕분에 이렇게 모인다며 좋아하기는 한다. 요즘 한국에 있는 내 친구들은 대체로 조금 우울한 것 같다. 해맑기만 했던 친구들도 조금씩 자기만의 그림자를 키운 듯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체로 비슷한데, 사회초년생으로서 일터로 나간지 고작 1-2년만에 잃어버린 꿈에 대한 희망이나 '여성으로서,' 혹은 '장남으로서,' 하는 자신에게 부여된 사회적 징.. 2023. 1. 5.
4개월만의 복귀 무려 4개월만에 접속하는 이 공간.. 키보드로 카톡 아닌 곳에 한국어로 글을 쓰는 게 어색하다 느낄 지경이다. 누추한 나의 블로그에 가끔 들러주시던 분들은 지난 4개월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하다. 아무런 예고없이 사라져서 조금은 그리워한 사람도 있을까? 그랬다면 죄송합니다.. 예.. 사라진 몇달동안 별 걸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 인생에서 이렇게 단시간에 많이 성장하고 바뀐 적도 없는 것 같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조금 털어놓자면,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알~ 지냈다. 첫 한달정도는 도시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오랫동안 이어왔던 짙은 인연을 정리하게 되어 입맛이 한동안 없었다. 여름 동안에 찌웠던 살이 이주일만에 빠진 것 같다. 역시 맘고생 다이어트가 최고라며.. (근데 다시.. 2022. 12. 24.
루틴 없는 생활. 아틀란타 이사 주간 정확히 일주일 전에 미국으로 다시 이사를 왔다. 5월 중후순쯤 한국에 갔었으니 3개월 조금 안되는 시간만에 돌아온 거다. 이사온 곳은 새로운 지역의 새로운 집이다. 애틀란타에 온 뒤로 일주일동안 집 청소하랴, 가구 들이랴, 짐 정리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 새로운 사람들도 왕창 만나게 되어서 루틴이랄 것이 없는 생활을 했다. 원래도 뭐 1시간 단위로 인생을 쪼개어 산다든지 하지는 않았지만 유독 계획할 수도 없고 반복되지도 않는 일만 한 날들이었다. (펜 들고 일기 쓸 여유조차 없었으니.) 따로 습관처럼 매일 하는 일이 없더라도 매일 새로운 택배가 오고 채우고 치워야할 짐들이 있었으므로 아침에는 불현듯 눈이 떠지고 밤에는 기절하듯이 쓰러졌다. 같은 낯선 미국 땅이지만 샴페인 일리노이와 애틀란타 조.. 2022. 8. 12.
자폐 스펙트럼 장애 사회가 느끼는 코로나19 요즘 드라마 속 자폐인 변호사 우영우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요. 무섭고 가치없는 것에서 사랑스럽고 똑같이 가치있는 것으로, 자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새로워졌죠. 지난주에는 퀴어퍼레이드에서 주님 아래에서 차별법은 죄악이라고 시위하는 사람들을보고 마음이 참 웃기고도 답답했는데- 드라마를 통해 그림자 속에서 살던 장애 소수자들을 즐거운 방식으로 비출 수 있다니, 참 기분 좋고도 신기한 변화입니다. 이번주 재난재해와 불평등 연구에 대한 짧은 인스타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득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은 코로나 19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해졌어요. 우영우에 대한 나의 애정이 나비 효과로.. 2022. 7. 25.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야마구치 슈의 는 3-4년 전에 읽었다면 재미없고 뻔한 자기개발서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가 간혹 튀어나왔다. (특히나 챕터 초입마다 인용구들이 적절하게 오만해진 내 머리를 때려주었다.) 그 중 두개만 따오자면 -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 공자,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더없이 많은 지식을 익혀도 그것이 조금의 힘도 되지 않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지식이 거의 없어도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있다." - 쇼펜하우어, 요즘들어 느끼는 것은, 지식을 씹어먹든 삼켜먹든, 먹는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먹은 지식으로 무엇을 할 수.. 2022. 7. 20.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 요약 없음 그냥 혼자 감탄하는 글 ㅇㅅㅇ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우리 엄마는 유독 박완서 소설들을 좋아하셨다. 노안으로 작은 글씨 보기가 어려워진 뒤로는 책을 영 가까이 하지 않으시지만, 한창 책을 많이 읽으실 때 박완서 작가님에 대해 이야기하신 적이 있다. 박완서의 책을 읽으면 여자로서의 박완서의 삶이, 엄마로서의 박완서의 삶이, 작가로서의 박완서의 삶이 느껴진다고 했다. 아빠도 박완서 책들을 좋아하신다. 아빠는 내가 한국에 올때마다 책을 잔뜩 추천해주시는데, 저번 겨울과 이번 여름에 계속 읽으라고 권하신 것이 박완서의 이다. 박완서 책에 입문하려면 싱아를 먼저 읽어야한다면서 올 여름에는 꼭 읽어보라고 하셨다. 부끄럽게도 (문학이나 역사 교과서에서 본 것 말고는) 박완서 작가님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나는, 이미 10년도 .. 2022. 7. 14.
약한연결. 검색어를 찾는 여행 <약---한---연---결> 아즈마 히로키 📖 동양인의 현대철학 책은 처음 읽어본 것 같다. 아즈마 히로키의 은 '관광'을 주제로 하고 있다지만, 관광보다는 여행하듯이 살면서 나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을 주는 방법, 그리고 그래야 하는 이유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렇게 풀어쓰면 어려우니까 관광이라고 키워드를 잡은 것 같다. 관광하듯이 살아라.. 📙 그리고 '검색'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우리는 분명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가 모든 정보를 똑같이 접하는가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다. 나의 검색 기록이 하나 하나 쌓이면서 컴퓨터는 계속해서 나의 취향을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가 검색하는 단어와 알고리즘 상 가장 적합한 결과를 내놓는다. 내 친구랑 나랑 같은 단어를 검색해도 다른 결과를 보게되는 이유이다. 히로키는 가끔씩 PC방에 가서 .. 2022. 7. 5.
제주도 한라산 성판악 코스 등반 일지 (feat. 교래자연휴양림) 한라산 등반 D-1. 오지 않을 것 같던 날이 왔다. 좀 친했던 과동기들이 모인 카톡방에서 '한라산 ㄱ?' 할때만 해도 별 생각 없었다. 처음에 말 꺼냈을 땐 조금 진심이었는데, 학기 중에 한라산 계획 세운다고 했을 때는 별로 진심이 아니었던 것도 같다. 역시 사람은 말을 할 때 신중하게 내뱉어야 한다... 톡방을 돌아보니 나혼자산다에서 전현무가 새해 첫날 한라산 간 게 원동력이었구만. 친구들이 회사라는 조직에 들어가더니 별안간 회사일만 아니면 실행력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는 새에 등산 코스 예약을 비롯한 모든 여행 준비가 끝나있었다. 어차피 부모님과 제주도에 한동안 내려가있을 예정이었던 나는 그야말로 몸만 가면 됐다. 일단 졸업준비로 소홀했던 나 대신 착착 진행해준 친구들은 감사.. >< 칼을 뽑은 이상.. 2022. 7. 5.
운전연수로 만난 도믿걸 아직 서울이다. 블로그를 쉬는동안 공부도 운동도 여행도 안하고 오로지 집에서 쉬고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넷플릭스 런~ 그러다가 문득. 곧 험하디 험한 애틀란타 대도시의 도로에 내던져질 거라는 걸 자각하고.. 운전연수를 등록했다. 연수 강사님은 오랜만에 만나는 새로운 사람이었다. Day 1 첫 연수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수서역을 지나 위례를 찍고 복잡한 코엑스 쪽을 돌고 돌아오는 두시간짜리 코스였다. 강사님이 손이 좀 거치셔서 갑자기 핸들을 대신 막 돌리기도 하고 빵빵이를 누르기도 하고 브레이크를 퍽퍽 치시기도 했지만 어쨌든 우리와 자동차를 지킬 수 있는 건 강사님 뿐이라 순종하기로 했다. 엄마 또래 아주머니였는데 딸이 미국에 있다고 했다. 동질감이 느껴져서 마음을 좀 열었다. Day 2 두번째 수.. 2022.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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