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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숨 쉬는 가을방학 어느덧 박사 3년차다. 1년차 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2년차 땐 수업 따라가면서 연구도 하느라 너무 바빴다.3년차가 되면 적응도 어느정도 했고, 수업도 많이 안 들어도 되니까 조금 여유로워질거라고 기대했는데 개뿔!이쯤이면 끝났을 거라고 예상했던 일들이 끝을 못 맺고, 새로운 일은 계속 들어오니 오히려 숨쉴 틈이 없다.물리적 시간과 별개로 글쓰고 책 읽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멘탈 캐파가 많이 부족해졌다.   그런 여유는 체력에서 나오는 거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서 매주 한두번씩은 헬스장에 가려고 노력한다. 어차피 누워서 유튜브 볼거 뛰면서 보자 라는 다짐으로 늦은 시간이라도 꾸역꾸역 가려고 한다.몸의 변화는 별로.. 생각보다 아주 더디게.. 그것도 꾸역꾸역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근육이 주인 닮.. 2024. 10. 16.
[미국박사 유학일기] 3개월 간 블로그를 쉰 이유. 그 간의 근황 이상하다. 보통은 방학 중에 블로그를 열심히 쓰고 학기 중에는 쉬어가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학기 중에 열심히 쓰다가 방학이 되고서 5월부터 거의 세달을 글을 올리지 않았다. 계획없이 사는 나답게 이것 역시 계획되지 않은 쉼이었다. 하하하  나는 대체로 일이 저질러진 뒤에 돌아보며 "내가 왜 그랬지" 생각한다.내가 왜 블로그를 안 쓰게 되었을까...어쩌면 블로그를 일처럼 생각하고 방학 때 쉬게 되면서 같이 놓아버린 것은 아닐까. 지난 학기 나는 박사과정 4학기에 들어서면서 마음 건강하게 학기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 반강제적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30분 간 일기를 썼다. 매주 있던 논문쓰기 모임에서 주어진 30분의 자유 글쓰기 시간 동안, 나는 일기를 쓰겠다고 미리 고지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내가 일기를 블로그에.. 2024. 8. 10.
[미국박사 유학일기] 2년차, 첫번째 논문 리젝 오늘 아침 눈 뜨자마자 폰 화면을 켜니 한달반 전쯤 낸 논문의 리젝 디시젼 메일이 와있었다.시부럴.. 눈뜨자마자 거절이라니.눈을 질끈 감고 속으로 쌍욕 한 번 하고. 실눈을 뜨고 같이 일했던 선배들한테 이메일을 포워드했다. 우는 이모티콘과 함께..리뷰어들의 코멘트를 대충 봤는데 틀린 소리는 역시 없다. 기분이 한결 더 안 좋아졌다. Novelty가 부족하다는데. 이건 뭐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라는거냐.. 엄마 보고 싶다.. 전에 K언니가 연구자가 하는 일은 아티스트가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는데 글쎄 한가지 다른 게 있다면 우리는 논문을 낼 때 세상의 내가 모르는 몇 명의 다른 학자들로부터 크리틱을 무조건 받아야 된다는 거? 짧게는 몇개월, 길게는 몇 년동안 해와서 더이상 보고 싶지 않은 작.. 2024. 5. 2.
[식물일지] 4.11.2024 톡토기의 발견 바질 씨앗을 심었던 화분 중에 하나가 결국 싹이 모두 자리를 잡지 못해서 빈 화분이 됐다. 혹시라도 살아날까 물을 뿌려봤는데, 먼지만큼 작고 하얀 벌레들이 호다다다닥 분주하게 흙 알갱이 사이를 지나다니는 게 보였다. 이름은 모르지만 한국에서 화분 키울 때 자주 보던 벌레다. 물을 뿌릴때마다 호다다다닥 징그러우면서도 귀엽다. 너무 작아서 영상을 열심히 찍었는데도 다시 보니 알아볼 수가 없넹 예전에 친구한테 해충인 뿌리파리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서 그건가 싶어 검색해봤다. 화분 위 작은 하얀 벌레 - 검색을 해보니 금방 이름을 알아낼 수 있었다. "톡토기" 톡토기는 아무래도 벌레고, 떼지어서 살기 때문에 미움도 많이 받지만, 사실은 익충이라고 한다. (휴..) 주로 화분에 있는 죽은 잎, 뿌리, 다른 사체,.. 2024. 4. 12.
[미국박사 유학일기] 무엇이 나를 흑화시키는가.. 나는 보통 제목을 먼저 정하고 글을 쓰는 편이다. 잠깐 이번 일기의 제목을 ‘무엇이 나를 병들게 하는가’로 쓸까 했다. 그렇게 쓰고서 글을 쓰려는데 병들었다고 생각하니 글이 안써졌다. 병든 게 아니라 잠깐 힘들어서 흑화했다고 보는 편이 마음이 편안하다. 나는 병들어가는 게 아니라 산을 오르다 그냥 잠깐 숨이 턱 끝에 찬 상태인지도 모른다. 박사과정의 2-3년차가 힘든 것은, 산 정상을 향해 전력질주를 하려는데 내가 지금 길을 오르고 있는 것인지, 내려가고 있는 것인지, 지름길로 가는지, 돌아가고 있는지 가끔은 정말로 모르겠어서 그렇다. 열심히 달리다가 문득 돌아보면, 다시 내려가기에도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 더 괴롭다. 지난 일요일에는 조지아에서 난이도 탑3 안에 든다는 Blood Mountain에 다녀왔.. 2024. 3. 29.
[식물일지] 봄맞이 식물 영양제 주는 날 오늘도 밈으로 시작하는 일기 ^____^ 새로운 잎 대.환.영. 봄이 되고 일조량이 길어지니 식물들이 귀신같이 봄이 온 걸 알았는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폭풍 생장기가 도래하였따. 지지난주부터 식물들이 새로운 가지를 내고 커지려는 듯해서 영양제로 보이는 걸 사서 주기 시작했다. Grows Bigger, More Beautiful Plants! 내가 원하는 것이쟈나.. 식물들은 봄을 어떻게 느낄까에 대한 요즘 내 베프 ChatGPT의 답변.. 그래 식물들아 너네도 인간들이랑 똑같구나. 홈디포에 이런 식물 영양제는 액상형, 과립형, 가루형, 스틱형(흙에 꽂아두는 형식)이 있는데, 제일 가성비가 좋은 것 같은 가루형으로 구매했다. 물 1리터에 저 파란 가루를 1/2 티스푼만 넣고 녹여서 쓰면 된다. 너무 미친.. 2024. 3. 21.
[Multilevel Regression] 다층 회귀 분석 in R (1) 개념, 데이터 전처리, lme4 패키지, Null Model 돌리기 작년 말 나를 괴롭게 했던 다층회귀분석. 석사까지는 어떻게 통계 개념 허술해도 대충 아는 척하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박사 과정에 오고나니 허술하면 들통날 수 밖에 없다. 교수님들과 계속 내 분석을 공유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대차게 까일 수 있으니 말이다.. ㅠㅠ 물박사가 될 바엔 학생일 때 좀 괴로운 게 낫다고 생각해서 꾸역꾸역 공부했다. 하고싶은 것만 할 수는 없지! 그리고 통계를 제대로 모르면 사실 딥러닝 모델을 이해하고 개선시키는 데에도 큰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다. 요즘 모델 돌리기는 너무 쉽지만,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결국 머신러닝 모델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가 모델링에 중요한가를 알아야하는데, 이걸 알기 위해 정통 통계만큼 정확한 것이 없다. Jumping ri.. 2024. 3. 21.
미국 박사 2년차 근황토크토쿠 ..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때 2주연속 주말만 되면 답답하고 조금은 다운되는 것 같다. 쉬는게 불편해지기 시작한걸까? . . 그나마 평일엔 아침부터 나가서 일하고, 저녁에 와서 아무런 생각없이 쉬는데 주말엔 꼭 일하지 않아도 되니까 몸이 시키는대로 쉬어놓고 마음은 또 편치 않다. . 요즘 밥은 꾸준히 잘 챙겨먹는다. 혼자 있을 때도 가능하면 건강하게 챙겨먹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바빠지니까 끼니 챙기는게 정말 쉽지 않다. 학교에서 급식 나오던 시절이 무척 그리워졌다. .. . j가 급식판을 사줬다. 급식판에다가 밥을 먹으니 진짜로 학창시절로 잠깐 돌아간 듯했다. 그 때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먹고 열심히 놀길 참 잘했다. 어떤 순간 순간들은 돌아가서 다시 살아보고 싶기도 하지만, 또 후회는 없는 걸 보면 학창시절.. 2024. 3. 11.
지지않는 청양고추 꽃 (feat. 돈나무 분갈이) 저세상 초점 죄송.. 화분밖으로 뿌리가 삐져나오는게 보이는 돈나무. 영어로는 ZZ plant라고 부르는 듯 하다. 이름도 ZZ인 지지 플랜트는 정말 쉽게 지지 않는다 (핫핫) 물을 안줘도 물을 많이 줘도 그대로인 우리 지지는 해가 많이드는 집으로 이사온 후 예전보다 더 폭풍성장 중이다. 이미 몇개월전부터 화분이 좁아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심심한 어느날 화분 밑을 확인해보니 역시 뿌리가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건 분명 분갈이가 시급하다는 징조이다. 집에 적당한 사이즈의 화분이 없고 마침 흙도 똑 떨어져서 홈디포에 가서 후딱 사왔다. 이때 바질과 방울토마토 씨앗도 사왔는데 아직까지 안심었네.. 충동구매였다 사실 (핫핫핫). 무튼 분갈이를 해주면서 새로운 집에 정착 잘 하라고 흙도 잘 눌러주고 3일정도.. 2024. 2. 23.
청양고추의 2차성징 처음 저렇게 방울같은 것이 고개를 숙일 때 사실 청양고추에서 벌써 열매가 나나 했었는데, 며칠 지나고보니 꽃망울이다. 끝에서 흰색 꽃잎 뒷면이 비치는 걸 보니 확실히 저건 꽃이다. 하긴 나는 나몰래 언제 지들끼리 꽃피고 수분하고 그랬나 기특해했는데 내가 매일 보는데 그럴 리 없지.. 이 청양고추 두 개를 나눠준 친구 말로는 둘다 꽃이 피면 면봉으로 한 놈 꽃술을 문대고 다른 놈 꽃술에 비벼줘야한다고 했다. 다른 놈은 꽃망울이 내려오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자세히 보니 방아다리 조금 지나서 아주 작게 꽃이 피려고 하고 있었다. 친구가 예전에 친히 꽃 핀 후 해야할 일을 그림을 보내 설명해줬었다. 방아다리에 난 꽃을 떼고 그 아래 잎들을 잘라주라고 했다. 꽃은 아직 망울이 너무 작아서 그대로 두었지만 잎은 참지.. 2024. 2. 6.
[미국박사 유학일기] 박사 2학년 2학기 4주차 - 카리나가 되자 올해 러닝/운동 4주차.. 아직은 내 몸을 알아가는 단계다. 단백질 쉐이크 양을 줄이고 나서는 몸이 한결 편해졌다. 이번주부터 갑자기 식사량이 한 2배는 된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샐러드 시켜서 반만 먹었을텐데 이제 한 접시를 다 먹고도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이 위가 늘었다. 아마도 활동량이 많아져서 몸에서 칼로리를 더 요구하는 것 같다. 이렇게 기계같은 몸이라니. 예전에 탑모델 한혜진님이 유튜브에서 다이어트, 운동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가 다른 것은 다 배신해도 운동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신 걸 들었다. 그 말처럼 정말 인풋에 따라 아웃풋이 확확 바뀌니까 신기하고 재밌다 (아직은). 지난 학기보다는 잠을 많이 자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잘 자고 있다. 지난 학기에도 최대한 수면시간을 지키려고 했.. 2024. 2. 2.
식물을 보면 삶은 버텨내는 것 몇주 째 내 식물들은 죽어가는 듯 살아나는 듯 살고 있다. 소리는 내지 않지만 어쩐지 살기 위해 발악 중인 것 같은 애들이 대다수.. 이 아이는 며칠 전 옆에서 썩어가는 아이들을 뽑아내어주고 나니, 남은 두 큰 줄기 중 한쪽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 줄기 색을 봤을 때 죽어가던 놈들처럼 까맣지 않고 아직 건강해보이지만 큰 잎이 도통 살아나지를 않는 것이 죽어가는지 살아나는 중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새로운 잎이 나는 것을 보니 살기 위해 열심히 버티고 있는 것일 거라 내 마음대로 기대 중이다. 아보카도는 내가 요며칠 바빠서 잘 안들여다보았더니, 물이 많이 필요한 아이여서 그랬는지 금방 잎이 말리고 거멓게 변했다. 이틀 전 쯤에 지나가다가 급히 수혈해주니 그새 새싹이 돋았다. 진짜 희한하네 청양고추는 드디어 ..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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