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자폐인 변호사 우영우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요. 무섭고 가치없는 것에서 사랑스럽고 똑같이 가치있는 것으로, 자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새로워졌죠. 지난주에는 퀴어퍼레이드에서 주님 아래에서 차별법은 죄악이라고 시위하는 사람들을보고 마음이 참 웃기고도 답답했는데- 드라마를 통해 그림자 속에서 살던 장애 소수자들을 즐거운 방식으로 비출 수 있다니, 참 기분 좋고도 신기한 변화입니다.
이번주 재난재해와 불평등 연구에 대한 짧은 인스타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득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은 코로나 19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해졌어요. 우영우에 대한 나의 애정이 나비 효과로 내가 하는 일에도 반영이 되네요. 오늘 읽어볼 연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 커뮤니티의 코로나 19 영향을 다룬 넓게 다룬 논문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에 자폐인들이 느끼는 소통의 어려움
코로나 19와 같은 재해 상황에서 자폐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정보를 처리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적다고 해요. 시시각각 변하는 감염병의 진행 속도와 정부 규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갑갑한 거리두기 생활과 제한되는 일상 속 삶의 방식들이 장애인들에게는 커다란 스트레스가 됩니다.
또한, 우영우 변호사가 고래와 김초밥에 대한 애정이 유독 진하듯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한두가지에 편안함을 가지고 몰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장애인의 관심사가 감염병으로 인해 제한된다는 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것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이 또한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면 자폐인들의 증상이 심해지고, 지능과 신체기능이 퇴화하기도 합니다. 소통이 어려워질수록 신체적, 감정적 고통을 소통하고 해결하는 것도 어려워져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지체 장애, 발달 장애나 기저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은데, 특히 발달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재해와 같은 갑작스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트라우마나 급성 스트레스성 반응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이 경험한다고 합니다.
ASD 주변인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 돌봄지옥
자폐인들의 이러한 어려움은 고스란히 주변인들에게 이어집니다. 코로나 19 발병 초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lock-down 규제가 실행되면서 지역돌봄센터, 장애인 센터에서 교육과 돌봄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자 자연스럽게 가족이나 가정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몫이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부모라 할지라도 전문복지사들에 비해 정보가 적은 가족들도 많고,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24시간 케어를 하기에 금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유례없는 사태에 매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매뉴얼을 만들어도 부족한 예산에 실질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대비책은 적었습니다.
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성인들은 간단한 노동을 해서 돈을 버는 경우 이러한 사회보장 서비스의 기반이 모두 셧다운되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지역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생활비가 줄어든 것도 문제이지만 직업활동을 통해서 얻는 사회적 소통의 창구도 닫혀버린 것이죠.
힘들게 적응한 사회의 소통 창구가 닫히면서, 다시 직업세계에 발을 들이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기는 불안증세들은 점진적으로 사회적응 교육을 받아야 나아지는데, 끝이 언제일지 가늠할 수 없는 감염병 상황에 언제 제도적으로 교육을 시작해야 할지 판단이 어려워집니다.
지카, 사스, 코로나 19까지, 전세계적인 전염병이 발병할 때 그 주기는 5년도 되지 않아요. 충분히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접촉성 감염병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죠.
코로나 19로 장애인, 가족, 돌봄 서비스, 의료계의 협동이 장애 소수자들과 그 주변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일깨워진 만큼, 미래의 비슷한 상황을 대비해 비대면 의료 서비스(Telehealth)를 비롯해 자폐사회의 모든 일원들이 최소의 스트레스로 최대한 기존의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공부하고 준비하고 연습 해야합니다. 그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예산이 부족하지는 않을지, 대중들의 관심을 갖는 것이 그 과정의 중요한 일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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