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책 선정 이유

20세기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사람 100인 안에 들어간 레이첼 카슨, 그리고 환경 분야 고전으로 알려진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

 

기후변화를 공부하고, 알리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하는 책이라고 생각해 운영 중인 월2독 책모임 두번째 지정 책으로 선정했다. 

 

“카슨은 한 개인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서문 - 린다 리어

 

은근히 인용된 것만 많이 알 뿐, 이 책을 읽은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보지는 못했다. 부끄럽지만 나 또한 '꼭 읽어봐야 할' 고전이라고만 알고 있었고 마음 잡고 읽은 적이 없었다. 화학물질은 내 분야도 아니거니와, 책 내용에 대한 평들이 그리 인상깊지 않았다. 평점도 생각보다 낮고..

 

고전은 고전인지, 유튜브에 책에 대한 콘텐츠가 아쥬증말 많았다. 요즘은 '책, 대신 읽어드립니다'나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같이 읽기는 싫은데 알고는 싶은 (?) 유명한 책들을 요약해주고 족집게 해석을 해주는 예능이 많아서 책모임하기 전에 참고하기 좋았다 호호

 

당장은 나에게 재미가 없는데, 꼭 내용을 알고 싶으면 고런 영상을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전까지는 그런 영상들이 내용 설명을 잘 해주고 있는게 맞는지 어쩐지 신뢰가 잘 가지 않았는데 책을 읽은 뒤 영상들을 보니, 아 설명 참 잘한다. 내가 놓친 부분들이 저렇게 많았다니, 하고 무릎을 치게 됐다. 하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

 

책의 장점과 특징

책의 표지. 책의 표지에 크게 그려진 죽은 새의 모습은 봄에 왜 '침묵'이 왔는지 말해준다. 봄을 생각했을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사라진 모습을 상상하게끔, 아니면 이미 침묵의 봄이 왔다면 그 봄을 떠올리게끔 만든다. 아직 우리 아파트 단지 봄은 새소리로 가득하지만 (우리 집 아파트는 도로에서 떨어져 조용해서 그런지 새들의 서식지, 만남의 광장, 가로수길 이다..)  독서모임 멤버 분들의 봄은 느껴질만큼 침묵이 찾아왔다고 했다. 

 

책의 순서. 이 부분은 유튜브에서 유시민님이 '침묵의 봄'의 인상적인 부분을 설명하시는 영상에서 찾았다. 챕터들의 순서가 물(지하수), 토양, 식물, 새, 강 으로 이어진다. 이는 별 생각없이 보면 무작위적인 배열인 것 같지만,  지하수의 오염이 토양의 오염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식물의 오염으로, 또 새의 먹잇감의 오염으로 그리고 비가 되어 강의 오염으로 이어지듯 자연이 순환하는 순서대로 배치되었다. 책의 구성에 있어서도 자연의 순환을 표현한 점에서 과학서적이 갑자기 아트 같았다. 카슨언니 멋져부러..

 

책의 영향과 평가. 이 책이 출간되고 나서 타임지를 비롯한 유명 언론/잡지에서 '시집을 못간 처녀가 부리는 히스테리'라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 (이 또한 유튜브 유시민 채널에서 봄.. 나는 유튜브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Z 세대니께롱..). 필독 고전서로만 소개되는 오늘날, 초반의 부정적인 평가를 접한 사람은 별로 없다. 나로서도 책모임 멤버분들도 꽤나 충격적이었다. x같은성차별 하지만 그만큼 주목을 많이 받고 지지하는 사람들, 정부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책 한권이 엄청난 영향력을 불러올 수 있었다고 한다. 

 

레이첼 카슨이 책 출간 1년 8개월만에 유방암으로 죽은 점. 정말 아쉽다. 책 출간 1년 8개월 후 저자 레이첼 카슨은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자신이 책에서 화학물질로 인해 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한 사람이. 14장 <네 명 중 한 명> 에서 소제목은 암환자로 죽는 사람을 말한다. 레이첼 카슨은 암판정을 받고 자신이 투병하는 동안 14장을 다시 저술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카슨이 너무 일찍 세상을 뜨는 바람에 새로 쓴 부분은 끝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책이 쓰여진 시점. “새로운 부가 등장하고 사회적 순종이 강조되던 시기. 냉전으로 인해 의심과 불관용이 극도에 이른 시대” (서문-린다 리어), 과학만능주의 - 특히 미국은 한번에 전쟁에서 진 적 없는 나라였던 때. 레이첼 카슨은 이 책이 나오면 엄청난 소송에 휘말릴 것이라고 예상, 4년동안 탄탄한 근거를 수집하기 위해 물심양면 노력하며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무엇이 카슨에게 여성으로서, 과학자로서, 미국의 성공 스토리만이 각광을 받던 과학만능주의 시대에 이토록 위험한 책을 쓸 수 있는 용기를 주었을까?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 무지하여 희생당한 인류와 생명체들을 생각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