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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BOOKS

양영희, <일상 채우기 기술>

by 매실이 maesiri 2022. 1. 24.

양영희, <일상 채우기 기술>

언제부턴가 자기계발서적을 멀리하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밀리의 서재에서 찾은 이 책은 뜻하지 않게 시작해서 뜻하지 않게 완독해버렸다.

책이라기보다는 글묶음이라고 느껴지는(?) 책. check check 그만큼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다.

밀리의 서재를 켜고 우걱우걱 밥을 먹다가 어떤 사람이 남긴 한줄리뷰를 보고 한번 가볍게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뻔해서 오히려 좋았던" 이라고 적으신 분.. 그 생각에 제가 매우 공감합니다.

 

책 내용은 정말 쉬웠지만, 양영희 작가님은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나에게는 매일 아침에 시간을 내서 글을 쓰고 공유한다는 것이 말도 안되게 어려워보이는데 마치 별일 아닌 것처럼 해내는 게 대단하다. (어려워보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식으로 묘하게 설득해서 책을 읽는동안에는 그래..! 나도 할 수 있숴..! 라고 마법처럼 용기가 솟아났지만 완독하고 일주일정도 지난 지금은 그 패기가 짜게 식어버렸다.)

 

용기를 주는 글들이지만 오히려 위로를 얻은 대목이 많다. 나는 "시도 자체가 변화" 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I 같은 E, J 같은 P 를 가진 ENFP 닝겐으로서 새로운 시도는 종종 해보지만, 더 잘될 가능성이 있어도 조금 귀찮거나 피곤하거나 질려버리면 금방 그만두어 버린 것도 많다. 일만 벌려놓고 너무 금방 발을 빼버리는 것에 대해 고민한 시간도 많았는데, 이런 나에게도 아직 시도 자체가 변화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앞으로도 많이 시도하고, 많이 실패해도 된다.

 

작가님이 쓰신 글을 보고 한국에 갔을 때 만나고 온 절친한 친구 생각이 많이 났다. 언론고시 준비 끝에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했고, 이제 2년차 회사원으로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긴한데, 퇴근하고 나면 그저 너무 피곤해서 눕고 싶은 마음이고 더이상 성장하고 싶은 생각도 크게 없다던 친구. 작가님은 이런 상태가 표류하고 있다는 신호, 인생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 나타나는 매너리즘이라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친구가 더욱이 힘만 빠졌겠지만 이게 나쁜 현상이 아닌, 오히려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그널이라는 생각의 전환을 만들어주셔서 옳다거니 바로 친구에게 책을 추천했다.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와서 이제 막 첫 직장에 자리를 잡은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 아마 내 친구들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이런 시기에 읽어볼만한, 혹은 선물할만한 가벼운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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