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권태기에 찾아온 책 <독서의 기록>, 도서 인플루언서 꿈꾸는 유목민님의 독서기록 가이드북
작년 여름부터 약 5개월 간 나는 한 달에 두 권씩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월2독클럽 (@worrydogclub) 을 운영했었다.
여름방학인 6월부터 8월까지는 정해진 2권을 성실하게 읽으면서 독서에 재미도 다시 붙였었는데,
학기가 시작하면서 한달에 1권을 제대로 읽기에도 버거워졌다.
나의 문제는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독서가 재미없어진 것이었다.
일을 열심히 하고 온 날, 책을 읽다가 자야지 결심한 뒤에도 결국 휴대폰을 보다가 늦게 잠든 날이 많았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려다가도 친구가 부르면 곧장 나가서 술 마시고 다음날 다다음날까지 숙취에 빌빌대기도 했다.
독서가 인생을 바꾼다, 기록을 해야 온전히 내것이 된다...
많이 들어온 말이었고
여러 번 블로그, 인스타그램, 공책에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번번히 몇개월만 지나면 전부 리셋되었다.
내가 게으르고 변덕스러운 탓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좌절감이 들기도 했다.
오늘 오전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꿀꿀한 마음으로 오피스에 앉아있는데
그래도 주말이니까 책이나 읽어볼까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밀리의 서재를 켰다.
우연히 발견한 '독서의 기록'은 앉은 자리에서 2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짧은 책인 것 같아
블로그를 뒤적거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읽을수록 도서 인플루언서라는 이분도 나처럼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끼고
동질감과 동시에 이분처럼 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정말 흘러가는 삶이 되어버린 것"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흘러가는대로 살아야겠다는 게 내 핵심 가치관이었던 작년.
겨울 동안에 내 인생이 정말 흘러가는 삶이 되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혼란스러운 참이었다.
점점 경외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대기업 부장, 워킹맘의 나에겐 이미 엄청나보이는 타이틀을 가진 여성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양의 독서와 기록을 할 수 있었을까?
위로가 되기도 했다.
책보다 훨씬 짧은데 독서보다 독서기록이 왜 더 오래 걸리고 힘드냐는 스스로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는데
"독서는 눈과 손을 이용해서 저자의 이야기를 읽는 일이라면, 도서 리뷰는 저자의 이야기를 내 삶에 적용하고, 내 이야기로 탄생을 시키는 행위"라서 독서보다 더 힘들 수 밖에 없다는 구절이 있었다.
내가 독서 기록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돌아보니,
책을 읽을 때는 저자를 질문하지 않지만, 쓸 때에는 질문하게 되기 때문에
독서의 경험을 더 깊이있게 만들어줬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을 때보다 2배, 3배의 intellectual energy를 쓰기 때문에 좀 더 힘들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그만큼 나에게 정신적 성장을 주는 경험이다.
독서와 기록에 권태기가 왔던 나에게 <독서의 기록>은 다시 시작할 원천이 되었다.
나를 좀 더 믿어보기로 했다.
또 실패하면, 또 도전할 수 있는 습관적 도전러임은 스스로 증명했으니까
또 실패하더라도, 다시 독서와 친해져봐야겠다.
https://www.instagram.com/worrydog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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