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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BOOKS

이슬아 <가녀장의 시대>

by 매실이 maesiri 2023. 5. 13.

이슬아 <가녀장의 시대>

아니 책 포스팅한지 이렇게 오래됐다고? 허허

오랜만에 진짜 오랜만에 너무나도 재밌게 읽은 소설이 있어서 소소하게 블로그 구독자 분들에게 소개도 하고, 나도 까먹지 않기 위해 이렇게 글로 남긴다. 요약을 기대하신 분들은 뒤로가기 누르시길.. 저는 이제 요약은 거의 안하고 제 생각만 주저리주저리 남긴답니다?

 

어제 구글코랩에서 원래 쓰던 파이썬 mmcv 패키지 버전이 내가 쓰려는 다른 패키지와 호환이 안돼서 다른 버전들 다운받아보면서 테스트를 하고 있었는데 한 버전 다운로드 받을 때마다 39분씩 걸려서 (쒸바..) 책을 펼치게 됐다. 음 사실 앞에 구구절절한 일 얘기는 다 변명이고 그냥 이 소설이 빨리 읽고 싶었다. 오ㅐ냐? 나는 이슬아 선생님 짱팬이니까. 

 

진짜다. 구글코랩ㄹ 기다리면서 다 읽었다... 꿀잼쓰

 

여러모로 이 책이 마음에 쏙 들었는데..

 

(1) 일단 영.롱.한 책 표지. 다른 분들과 콜라보한 작품들은 사실 표지가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았는데 혼자서 작성하신 수필집이나 인터뷰집들은 때깔이 너무 취향저격이다.

 

(2) 그리고 크기! 종종 너무 크거나 가로로 애매하게 길거나 한 책들은 한 손으로 들기 불편해서 한번에 오래 안보는데 이슬아작가님의 책은 한 손으로 들 수 있어서 편하다. 누워서도 앉아서도 서서도 편히 읽을 수 있다. 은근 중요한 뽀인트인데 사이즈가 애매한 책들이 종종 보인다.

 

(3) 나머지는 당연히 책 안에 든 것이다. 약간 박완서님의 싱아처럼 자신의 인생을 소설로써 쓴 작품인데, 일간 이슬아를 비롯해 인스타와 인터뷰들을 두루두루 읽어본 나에겐 친숙한 작가님의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루어서 뭐랄까 아파트 옆동에 사는 깐지나고 돈 많은 사장 언니가 몇년에 걸쳐 들려줬던 얘기들을 모아놓은 책 같았다. 이미 글을 정말 잘 쓰던 사람도 계속해서 발전을 한다는 걸 앉은 자리에서 울고 웃으면서 3시간만에 완독하고 배웠다. 책 표지 뒷면에 박상현(독자)님이 쓰신 추천사처럼, "어쩔 도리 없이 팬이 된다. 되고야 만다." 지금까지 읽은 이슬아 선생님 책 중에서 제일이다.

 

나도 어쩌다보니 글쓰는 일이 업무의 80%쯤 차지하게 되었는데 (아 물론 전 아카데믹 글쓰기지만요) 그래서 그런가 데드라인에 대한 생각들도 너무나도 공감되었고 (특히 나는 데드라인을 못지키고 글도 별로인 경우가 많은 사람으로서..) 누군가로부터 인용하신 "작품이란 것은 완성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포기하는 것"이라는 부분은 위로가 되었다. 글치. 계속해서 불만족스럽지만 어느 순간에는 포기를 하고 제출을 해서 글이 탄생하는 것이니까. 공감도 되고.

그리고 글감이 생각이 안나는 것에 대해 철이와 나눈 대화에서는 일하는 게 괴롭지만, "잘하고 싶은 일로 괴로우면 그나마 낫"다는 말은 약간 인생 선배에게 듣는 띵언처럼 다가왔다. 글치. 남의 돈 받는 것은 결국엔 괴롭지만 내가 잘 하고 싶은 분야라면, 내가 욕심부리는 것이라면 그나마 더 괴롭지. 공감도 되고222.

 

이 외에도 육성으로 바보처럼 크핫핫거리며 웃게되고 나도 모르게 눈물 짓게 되는 부분도 많다. 책을 읽으면서 우와 나 정말 감정이입 잘한다 나 역시 F 다 이랬음. 다 읽고나니 공감이 되는 이야기를 쓰는 재량이 있으신 분이라 그는 생각이 들었다.

무튼 아주많이 추천이다. 기차나 비행기에서 시간 때워야할 때, 특히 강추.

 

내 벽지랑 잘 어울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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