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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유학일기/유학 일기

2024 회고. 열두 달의 키워드로 돌아본 성장과 배움

by 매실이 maesiri 2024. 12. 31.

+ 뜬금없이 근래 재밌게 본 송길영님 인터뷰.

 

[인터뷰] 3가지 키워드로 미리보는 2025년 트렌드 with 송길영 작가

뉴니커, 어느덧 올해를 마무리하고 2025년을 시작할 때가 됐잖아요. 올해를 돌아보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한 AI가 이제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고, 길어진 여름에 기후위기를 ...

newneek.co

 

2024년이 고작 하루 남았다니. 12월 내내 너무 세상도 마음도 어지러웠는데 어떻게 시간이 흐르긴 흘렀다.

2025년은 너무 미래적인 연도같은데 내일이면 현실이 된다니, 시간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갔을까.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하고 싶었던 한 해 정리법 오늘 시도해보려고 한다.

원체 변덕쟁이라 1-2년에 한번씩은 새로운 방법으로 회고를 하는데

올해 딱 마음에 꽂힌 방법은 '오너스'라는 갓생루틴 인플루언서님이 소개하신 방법이다.

노션으로 템플릿도 공유하셨는데 노션 부적응자..인 나는 그냥 혼자 노트에 끄적여 봤다.

오너스 링크: https://www.instagram.com/p/DD9JiuiT4es/

 

첫단계, 사진첩을 보면서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나의 키워드를 적는 것. 

어젯밤 자기 전에 쭉 적어내려갔다. 나는 사진을 잘 찍지 않아서 몇가지는 기억을 더듬어서 적었다. 

 

 

봄학기

1월. 새로운 집, 잡토크 - 12월 말에 같은 단지 내 채광이 좋은 새 집으로 이사를 했다.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과에서 새로운 교통분야 교수를 뽑기 위해 잡토크 (교수 면접)를 여러차례 봤다. 박사생들의 의견도 꽤나 큰 비중을 가진다고 해서 신경써서 의견을 전달했다.

2월. 청양고추 개화, 식물일지, 의식하며 잘 먹기 - 식물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식판을 사서 밥도 골고루 먹기 시작. 내슈빌에 첫 골프 여행을 갔다. 2년전일 같은데 10개월 전이라니..

3월. 러닝, 물 먹기, 그린빌 여행 - 런데이 앱을 깔아서 규칙적으로 러닝을 하기 시작했다. 운동앱 효과를 본 건 처음이어서 친구들한테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흠흠. 물 마시면 해결되는 것들에 대한 1시간 짜리 유튜브 영상을 보고 1리터 용량 물통을 샀다. 그리고 정말로 물을 많이 먹기 시작했다. 

4월. 연대모임, 일식 Eclipse, SJ, 아파트 수영장, 매거진 연재 시작 - <국토> 매거진에 매달 짧은 미국소식 연재를 시작했다. 성주이가 교환학생으로 왔다.

 

홍대에서 효가 찍어준.

 

여름방학

5월. 발코니 데이트, 북클럽, 귀국 -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발코니에서 친구들과 브런치도 먹고, 술도 먹는 일이 제일 큰 행복이었다. 북클럽 계획을 시작해서 하반기 북클럽 운영을 했다. 

6월. 다카마쓰와 나오시마 여행, 유타 여행, 이난 결혼 - 한국에 와서 부모님과 일본 여행, J와 유타 여행을 했다. 이난이형 결혼식에서 감동의 눈물 흘려버림.

7월. IMT 이웃들, 레몬물, 화투, H 언니 - 이웃들과 적극소통 시작. 친해진지 얼마 안됐구나. 화투도 배우고, 레몬물 마시기 시작했다. H언니가 교환학생으로 왔다. 

 

가을학기

8월. 박사 3년차, 뉴욕여행과 허리케인, 미움 받을 용기 - 박사 3년차 시작으로 압박 시작. 그 전에 뉴욕 여행을 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허리케인으로 모든 항공기가 결항돼서 14시간 운전해서 돌아왔다. 미움받을용기를 감명깊게 읽었다.

9월. 턴테이블, 피크닉, 홍수 - 바빠서 못놀기 시작. 날씨 좋을 때 피크닉 한번 갔다. 대신 턴테이블 사고, 집 앞에서 수영하면서 스트레스 풀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홍수가 나기도 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솔직히 마음이 조금 시원해졌었다. 

10월. 블루릿지 기차 여행, 크몽 - 짬을 내서 블루릿지에 기차투어를 갔다. 기차에서 바람 맞으면서 조금 졸았다. 일도 많이 바쁘고 크몽도 많이 했던 달.

11월. 대선, ACSP 학회, 박사자격시험, 마이애미 여행 - 미국 대선 시작. 트럼프가 너무 쉽게 당선되어 띠용. 학회와 박사자격시험이 거의 겹쳐서 몸살이 났다. 어찌저찌 끝내고 마이애미로 떠나버렸다. 

12월. 계엄, 피부관리, 골격진단, 오픈이형 결혼 - 한국 가기 전날 계엄령. 한국와서 뷰티에 관심이 많아져서 피부과도 가보고 골격진단도 받았다. 오픈이형이 결혼식에서 이번엔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보니, 올해는 새로운 일을 정말 많이 시도했구나.

 

~미국 동남부에서 수영장 앞에 사는 재미~

 

 

두번째, 올해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3-4개 정해서 어떤 점을 잘했고, 어떤 부분이 아쉬웠고, 어떤 면에서 배우고 성장했는지 적어본다. 

사진에는 없어서 월별 키워드를 정리할 땐 잊고 있었는데, 올해 어떤 큰 일이 있었냐고 물으면 아래 4가지 큰 키워드가 있다.

 

1. 학술논문 게재 - 2개 논문이 최종 게재되고, 몇개의 논문을 제출하고 리뷰하면서 어떤 식으로 논문이 쓰이고 게재되는지 전체적인 과정을 체험/체득했다. 논문 제출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졌다. 리젝도 몇번 당해보면서 좌절도 했고, 아직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하지만 교수님들과 얘기하면서 논문의 질의 문제가 아니라 저널과의 핏 문제가 크다고 배웠다.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 생각정리도 많이 되었다. 

2. 할머니 뇌졸중, 언어장애 - 삶의 유한함에 대해 직접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긍정적인 엄마아빠로부터 나이듬과 병듦과 죽음에 대한 자세를 많이 배웠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매일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느꼈다. 가족들 사이에 애착이 강해졌다.

3. 식물일지, 블로그, 북클럽, 연재 - 글쓰고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글쓰기와 읽기는 딱 노력하는만큼만 느는 것 같다. 평생 글쓰기와 읽기는 안고가야할 숙제이다. 함께하니 훨씬 쉽고 재밌다는 것을 배웠다. 좀 더 꾸준할 수 있었는데, 쇼츠의 세계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해 낭비한 자유시간이 많아서 아쉽다. 

4. 운동, 피부관리, 스타일 변화 - 체력적으로, 외적으로 몸의 변화를 많이 느꼈다. 연말에 시간을 많이 내서 나의 몸에 대해 많이 탐구하고 돈도 아끼지 않았다. 관리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효과가 나타나니 겁나 재밌다! 내가 닮고 싶은 어른들이 생각보다도 엄청나게 부지런하다는 것을 배웠다. 나이가 들수록 게으르면 멍청해지기도 하지만.. 못생겨지기도 한다. 관리를 하자. 운동을 잘하던 때도 있지만 완전히 놓았던 때도 있어서 나의 변덕스러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오너스 님의 회고 방식에 따른다면 세번째 단계로 약 20개의 질문에 대해 답해보면서 기억을 저장해야한다. 

나는 이부분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속으로만 생각해봤다. (이 방식을 따라보고 싶은 분들은 오너스 님의 노션 템플릿을 열어보세요!)

 

햇살 좋은 날 두물머리에서 (왼), 미국 Antelope 캐년에서 찍고 AI가 디올광고로 바꿔준 사진. 백 못들고 감. 물통인데 AI가 바꿔줌 (오)

 

올해는 많이 겸손해지는 해였다. 

박사 3년차 시작하면서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내 위치도 잘 알게 되었고, 여러 새로운 도전을 해보면서 내가 어떤 면에서 부족한지 체감했다.

멀리서보면 그저 학교 1년 더 다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는 검은 물 속에서 조금씩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또,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더 생기면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하는 작은 고민들이 결코 무의미하지는 않지만, 건강하지 않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걱정해야할 일들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 인생은 짧아서 더더욱 온힘을 다해 행복하고 사랑하고 도전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작년 이맘때는 2023년을 너무 못살은 것 같아서 내가 싫은 면도 있었는데, 올해는 꽉차게 살아서 아쉬움이 거의 없다. :)

내 자신 정말 잘 성장했고, 잘 쉬었다. 내년도 이만큼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도 욕심은 아닐 것 같다. 

내년 나는 그냥 안아프고 행복하고 싶다. 나포함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안아프고 안죽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어서 2025년 계획도 세워봤는데 이건 연초의 포스팅에 정리해보려고 한다.. 급할 것 없으니까,,   

요즘 독감 정말 아프다는데. 다들 감기 조심하쟈 ..💗💗💗💗 해피뉴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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