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년 목표 중 '일주일에 3번 이상 뛰기 + 웨이트 트레이닝 1번 이상 하기'를 3주째 무탈하게 해냈다.
운동 덕분인지 요즘 매일 먹는 프로틴 파우더 덕분인지 일정이 빡센데도 아직까지는 체력이 버텨준다.
특히 배변활동이 갑자기 엄청나게 원활해졌는데 다시보니 프로틴 파우더에 유산균이 엄청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유산균 먹기 싫어했는데 덕분에 일타쌍피!
먹는 양도 늘리려고 노력 중이다. 운동하면 나는 입맛이 너무 없어지는는데 억지로 프로틴 셰이크라도 먹고 탄수화물도 안 줄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 'You are what you eat' 이라는 다큐를 봤는데 (추천!) 마른 피실험자가 먹는 양 늘리는 건 실패하고 운동량만 늘렸더니 근육량이 오히려 줄어드는 걸 봤다. 그 사람 기분 뭣같을듯 ㅋ 탄수화물도 충분히 먹어주지 않으면 몸이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써서 그런다고 하는데, 나도 평소에 먹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당장 근육을 늘리려면 먹는 양을 줄이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요새 출산 적령기여서 그런가 ㅋㅋ 점점 더 여성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가는 중인데, 요즘들어 하루하루 기분 상태가 달라지는 걸 경험하고 있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닌데 예민도와 밝음의 정도가 천지차이다. 며칠 전에 흑화했다가 어제는 또 저절로 흥이 나다가.. 인체는 정말 신비로와..
(2)
기분도 날마다 다른데 연구라는 것 또한 매일 성과가 다르다보니 내 기분은 그야말로 널뛰기 중이다.
어제는 내가 맡은 한 연구 프로젝트를 한단락 마무리 지으려다가, 한 학기 분량의 내용이 다 물거품이 될만큼 연구의 최종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서 기분이 개같았다. 이런저런 머신러닝 모델을 돌려야하는 프로젝트인데 몇개월 동안 만지던 데이터가 너무 변수가 다양해서 그런지 정확도가 50%도 채 되지 않았다. 이런 쥐엔장
그래서 교수님과 이 연구는 디자인부터가 잘못되었을지 모른다며 아예 다른 방안을 생각해보자고 얘기했었다.
내가 쓰지도 않은 연구 프로포절인데 실질적인 일은 나만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런 연구과제 하는 데에 쓰이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이 과제를 맡게 된 것이 후회스럽기까지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새로운 마음으로 학교에 와서 변수의 수를 반절로 줄이고 이런저런 파라미터 튜닝을 하다보니 한두시간만에 70% 넘는 정확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성과가 나오니 프로젝트가 다시 재미있는 것 같고 그렇다. ^__^
결국에 내가 원했던 것은 내가 쏟았던 시간과 노력에 상응하는 성취감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한학기 내내 매주 미팅 준비하고, 데이터와 모델 열심히 만지고 돌리고 했던 것을 나 포함 그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고 지워질 거란 생각에 허공에 대고 섭섭함을 토로했었다.
한두시간 만에 이룰 수 있는 작은 성취에도 이렇게 사르르 마음이 풀리니, 연구와 연애하는 기분도 들고 그렇다. 연구야 나에게 좀 다정하게 대해주겠니? 혼자하는 욕이 늘잖니.
(3)
그나저나 이런 사소한 성취와 실패에 널뛰는 마음은 어떻게 잠재워야할까? 아니 잠재우는 게 맞을까?
한평생 무던하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점점 커리어에 욕심이 생기면서 어쩐지 내 태도도 바뀌는 것 같다.
어쩌면 올해는 이런 널뛰는 마음을 가지고 불도저처럼 일에 돌진! 하는 시기인지도.
뭐 정답이 어디있겠는가
그만 주절대고 오늘도 이번주 치의 운동을 하러 가야지.
다들 신년목표 잘 이루고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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