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제주살이에 꼽사리 4일차.
요즘 우리 네가족은 나의 해방일지라는 드라마를 즐겨본다. 근데 보는 속도는 다르다. 엄마아빠는 매번 본방사수, 나는 지난주에 귀국한 뒤 시작해서 이제서야 6화 보는중.
그런데 엄마가 자꾸만 스포를 한다. 며칠 전 나의 해방일지 어디까지 봤냐는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근데 걔네 엄마가 너무 허망하게 죽지 않니?"
......
아악- 너무 큰 스포라서 소리도 안나왔다. 엄마는 미안해서 그게 우리의 블루스 얘기를 한거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해방일지 13편 즈음에서 엄마가 허망하게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쨌든 엄마는 일부러 얘기한 거는 아니랜다.
그러다 어제는-
"걔네 서울가서 어떻게 살아갈지 너무 궁금하지 않아?"
.......
솔직히 이건 우리들의 블루스라고 거짓말치지도 못해. 엄마는 자꾸만 내가 다 봤다고 착각한다고 했다. 나는 어떻게 그렇게 부주의할 수 있냐고 투정부렸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갑작스럽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를 집어 스포하는 것도 재주다..
아무튼 이렇게 엄마랑 아빠랑 사소한 대화 나누는 게 요즘 행복이다. 졸업 즈음에는 뭘해도 재미가 없어서 바쁜데도 매일같이 넷플릭스를 두세시간씩 봤는데. 다 정리하고 제주도 내려오니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만 보고있어도 재밌다. 16부작 드라마 정도는 일박이일이면 끝내던 나인데 허공보고 멍때리느라 드라마가 손에 잘 안잡힌다. 은근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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