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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유학일기/미국 유학 일기

미국유학일기 53. 내 감정의 스펙트럼을 다 본 것 같은 4월

by 매실이 maesiri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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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앞에 앉아있어도 아무것도 되지 않는 날에는 역시 블로그에 일기쓰기가 최고다.
효가 들으라고 한 잔나비 새앨범 들으면서 4월을 정리해봐야지.
기쁜일도 신나는 일도 있었고 슬프고 우울하고 화나는 일도 있었던 지난 달.

나는 나이 먹으면서 점점 차분해지고 감정이 절제된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경험하면서 나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시..ㅂ 그만 보고 싶기도 한데 *^^*

기말고사 기간 시작하면서 학교에 행사가 잦아졌다. 이런 놀이기구도 가지고와서 학생들을 공짜로 태워준다. 나도 타봤는데 생각보다 안 무섭고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타면서 웃음이 실실나왔다. 같이 탔던 친구가 이런 행사들이 있어서 조지아텍이 우울한 학교 순위에 들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진짜 효과가 있을 법하다. 시험은 없지만 도서관에서 잠깐 나와서 이렇게 놀다가 다시 쏙 들어가서 일하면 되니까, 죄책감없이 놀 수 있쟈나!

 

멘탈관리는 꽤나 퍼포먼스에 중요하다는 걸 박사과정 하면서 정말 많이 느낀다. 친구가 이거 타러 가자고 하기 전에는 귀찮고 무기력했는데 타고나오니까 금세 행복해지고 이 날 잠도 잘잤다. 워라밸이랄 것이 없는 학계에서 내가 즐거울 시간은 시간을 내어서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억지로라도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하면, 진짜로 행복은 멀지 않은 것 가타

 

 

거의 항상 하늘이 예술인 아틀란타.

이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야외에서 연구실 친구들과 피맥을 했다. 한국인들이랑만 놀려던 건 아닌데 그냥 한국인이 매우 많고 한국인만 꼬박꼬박 일하러 나옴. ㅋㅋㅋㅋ 다른 친구들아. 어디에서 뭐하니? 가족 없는 자들의 설움인가?

 

 

Fellini's 피자는 직접 가서 먹은 건 처음인데 양이 진짜 많고 맛있댱

꽃가루 시즌 + 도로 바로 앞이라 꽃가루와 매연을 같이 먹긴 했지만 알러지 없어서 갠춘

나는 강하게 컷으니까 갠춘

연구실 친구들이 다 또래라서 넘넘 재밌다. 동갑인데 너네는 왜이렇게 활력이 조은거야? 

 

 

사실 미국은 술집 밖에서 술을 들고있는 것조차 불법이지만

이 날은 오랜만에 날씨가 너무 좋아져서인지 벨트라인 산책로에서 사람들이 일회용 컵에 담긴 맥주를 그냥 들고 다녔다.

한강 갬성 너무 좋아서 나도 맥주들고 bar hopping했다. 

케이티가 초대해준 Transportation 분야 연구자모임? 에 따라갔는데 교통 얘기는 0이고 그냥 노는 거라 넘 좋았다.

간만에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구 새로운 펍들도 가보고 주말엔 다들 이렇게 노는구나~ 직장인처럼 놀아도 보았다.

이 날 단체사진을 보면 너무 다양해서 신기하다. 거의 모든 인종을 다 모아놓고 개까지 있음. ㅋㅋㅋ

 

 

키우기 시작한 쑥갓. 보기에도 귀욥지만 맛도 좋다. 저번에 우동 끓여서 넣어봤는데 젼맛~~

사실 이제 키가 2배는 되고 꽃도 폈다.

한번 식물일기 쑥갓 편을 써야겠다. ((먹을 수 있는 식물 키우기에 진심인 편))

 

폭싹 속았수다 막편을 같이 보고, 그것을 보는 우리를 녹화한 것을 또 같이 보는 장면.

기록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으면 이렇게 추억들을 영상으로도 남길 수 있어서 넘 좋다. 다시 브이로그를 하고 싶게 만들어쒀,,

여기서 친구들에게 나는 눈물이 많은 이미지인데 눈물의 여왕을 어쩌다 같이 본 날 내가 너무 줄줄 눈물을 흘려버려서 그런 것 같다..

실제로 내가 폭싹 보면서도 젤 마니 운듯. ㅜㅜ

 

JL의 생일 기념으로 분위기 좋은 카페 인터메쪼에 갔던 날. 이 곳을 가면 예쁜 그릇에 케익, 티를 마시면서 고상 떨 수 있어서 너무 힐링이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J한테서 직접 뜬 토마토를 받았다. 스트레스 받을 때 꾸깃꾸깃 하면서 긴장을 완화시키는 스트레스 볼이라고 한다. 

책상에 두고 아꼬와서 꾸기진 못하는 중 ㅎㅎ 예전에 케이티 연구실 놀러갔을 때 케이티가 스트레스 볼 만져보라면서 줬었는데 내가 바로 터트려버려서 약간 트라우마다 ㅋㅋㅋ 나의 주먹 파워를 통제 못함... 

 

이 날 일 열심히 하다가 가서 개기름 좔좔스 머리는 착붙

J는 남편이 박사과정이라 배우자 비자로 미국에 와있는데,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재밌다.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건 늘 재밌어

 

 

 

 

박사과정 생들과 교수님들과 중국집에서 회식을 했다. 나의 포춘쿠키에서 "You could prosper in the field of engineering" 이라는 말이 나옴 ㅋㅋㅋㅋㅋ 너무 specific한거 아니냐며;; 그래도 좋은 말 해줘서 고맙다. 내 양옆으로는 '조만간 도움을 청하는 친구가 있을 것이다' 라는 내용을 받았다. ㅋㅋ 그게 무슨 포춘쿠키야. 

 

 

우리 과의 가장 똑똑하고 냉철하고 동시에 따뜻한 할아버지인 마이클 교수님이 은퇴를 하셨다.

본인의 은퇴식에서 마지막 (마지막은 아닐 것 같지만) 강의를 하고 싶다고 해서, 은퇴식에서 유례없이 무려 1시간 반동안 강의를 하셨다. 들을 때마다 참 대단하시단 말이지. 강의 끝나고 다같이 서서 박수를 치는데, 교수님이 울줄 알앗는데 너무 뿌듯한 미소만 보이셨다. 역시 강력해 나만 울어서 이상할 뻔;;

 

저절로 내가 은퇴할 때를 상상하게 되었다. 학자로서 은퇴를 하게될까? 오랫동안 살 수는 있겠지? 행복하려나?

마음가짐이 다르려나.지금의 나를 기억하려나? 나는 고인물이 될까 썩은 물이 될까?

 

그 와중에 친한 커플이 진짜로 너무나도 갑자기 혼인신고를 했다.

미국에서는 결혼을 하고 싶으면 license를 받아야하고 court에 가서 공증도 받아야한다. 

그 날 witness증인으로서 참석했다. 디카로 사진 찍어서 지브리 풍으로 바꾸려는데 챗지피티야 너 돌았니?

신랑신부의 얼굴을 너무나도 사실적이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은 것. 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누구세요 진짜

 

이 다음 날은 스냅사진 찍어주러 궁전같은 와이너리 겸 호텔에 갔다.

집에서 겨우 45분 거리였는데 이런 곳이 있었다니 스튜디오 안빌리고 사진 찍기에 넘 좋은 공간

 

https://maps.app.goo.gl/gBGiVvZ6bkv6kny79

 

Chateau Elan Winery & Resort · 100 Rue Charlemagne Dr, Braselton, GA 30517 미국

★★★★☆ · 호텔

www.google.com

수영장도 넘 좋아보여서 기회가 된다면 한번 묵고 싶다.

 

와인이 너무 맛있었는데 엄청 비쌌다. 그래그래 비싼 건 이유가 있지. 

 

4월 중순부터는 30도를 찍고.. 완전 여름 날씨..

 

날이 더워지니 한인타운 카페마다 빙수를 내놓기 시작했다.

빙수 조아하는 나는 빙수 앞에서는 미치광이 과학자가 되. 눈이 너무 무서워..

 

 

해가 무지하게 길어진 덕분에 저녁 8시 반에도 산책을 나설 수가 있다.

밖이 푸릇푸릇하니까, 집에 식물을 더 분양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라서 홈디포에 갔다. 

원하는 모양의 화분이 품절이라 아무것도 데려오지는 못했지만.. 진짜 꼭 다시 간다.. 테라스를 꾸며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무료한 박사과정 일상에 식물이 주는 잔잔한 힐링이 있다. 

 

요즘 같이 일하거나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좀 있다.

그런 사람들은 나에게 자연재해와 다름없다. 평화롭던 일상에 돌을 막 던지고 간다.

더이상 그런 사람들에게 친절까지 할 여유가 없어서 쪼대로 살고 있다. 그들에게 친절하지 않은건 전혀 후회가 되지 않는다.

 

 

내가 받는 그런 스트레스는, 거의 99.9% 그들이 무지해서 범하는 무례함과 생각을 하지 않는 그들의 귀찮음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사려깊은 사람들은 서로 돌을 던지지 않으니까... ^_^..

그리고 최대한 생각을 덜하려고 한다. 무뎌지는 것이 내 퍼포먼스에도 나을 것 같아서다.  

어떻게 하면 내가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처세술 강의라도 듣고 싶다. 미국이래도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쩔수가 없나보다.

덕분에 얼른 졸업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그건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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