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일지] 4.11.2024 톡토기의 발견

바질 씨앗을 심었던 화분 중에 하나가 결국 싹이 모두 자리를 잡지 못해서 빈 화분이 됐다. 혹시라도 살아날까 물을 뿌려봤는데, 먼지만큼 작고 하얀 벌레들이 호다다다닥 분주하게 흙 알갱이 사이를 지나다니는 게 보였다. 이름은 모르지만 한국에서 화분 키울 때 자주 보던 벌레다. 물을 뿌릴때마다 호다다다닥 징그러우면서도 귀엽다. 너무 작아서 영상을 열심히 찍었는데도 다시 보니 알아볼 수가 없넹

 

예전에 친구한테 해충인 뿌리파리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서 그건가 싶어 검색해봤다. 화분 위 작은 하얀 벌레 - 검색을 해보니 금방 이름을 알아낼 수 있었다. "톡토기"

톡토기는 아무래도 벌레고, 떼지어서 살기 때문에 미움도 많이 받지만, 사실은 익충이라고 한다. (휴..) 주로 화분에 있는 죽은 잎, 뿌리, 다른 사체, 등을 먹어서 흙에 좋은 양분으로 바꿔준다고 한다. 알고보니 청소부 역할을 하는 친구들..! 1미리도 안되지만, 수십마리가 호다닥 갑자기 움직이기 때문에 눈에 띄었다.

바질 싹 옆으로 지나다니는 톡토기들

 

나는 똥만 싸는데 너네는 양분을 싸는구나! 부럽다야! 아 인분도 비료지..

톡토기에 대해 더 알아보려할수록 나와 같은 식집사들의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 초초초초초급 식집사에 아는 게 한개도 없었다는 걸 절감해버리고,, 가드닝 유튜브에 잠시 빠져버렸다. 예전에 정재형님과 이장원님이 하던 가드닝 유튜브 재밌게 봤었는데 그 기억이 새록새록 ㅎㅎ 식물 블로거 중에서 어떤 분들은 반려동물마냥 톡토기를 기다리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관찰하고, 감정이입 해서 글도 쓰시던데 세상 작은 그 벌레들을 매일 관찰하시는 게 어린아이 같았다. 일상에 찌든 어른들을 단숨에 파브르 어린이들로 만드는 식물들아 너네가 짱이다!

 

근데 호옥시 뿌리파리나 응애와 같은 해충은 아닐까 싶어서 구별 방법을 찾아봤다. 하나의 유튜브 채널과 하나의 블로그를 소개하려고 한다.

일단 블로그는 >>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professionaldog&logNo=222622385517&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top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noTrackingCode=true&directAccess=false 

가드너가 만나는 벌레들

 

진짜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진 포스팅 감탄스럽다. 블로그 이웃으로부터 60개체 이상의 벌레를 배송 받으셨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러고 내가 어떻게 안 겸손해져. 근데 읽을수록 피부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고 기분이 께름칙하다. 1미리도 안되는 벌레들 종류별로 하나하나 현미경처럼 가까이에서 찍어주시고, 움직임과 어디에 알을 낳는지까지 상세하게 보여주셔서 이 포스팅 하나로 기본적인 벌레는 구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벌레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니 씨앗인 것들, 벌레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니 벌레인 것들도 너무나도 흥미로우니 끝까지 읽어보기를 왕추천한다.

 

아무튼 해충과 익충의 구별 포인트는 결국 세가지다. 

1) 벌레가 움직이면서 더듬이를 더듬더듬한다면 익충 >> 분해할 것을 찾는 행동으로, 살아있는 식물은 잘 안건든다고 함.

2) 긴 앞발, 턱, 집게를 가지고 있다면 대체로 다른 벌레를 잡아먹는 익충.

3) 이동속도가 느리거나, 다리가 짧거나, 더듬이가 없거나, 움직일 때 더듬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대체로 해충.

 

그치만, 벌레마다 특성이 다르고 같은 종이라고 하더라도 익충일수도 있고 해충일수도 있다고 하니 모습을 잘 관찰한 뒤에 저 블로그를 꼭 참고해보는게 좋겠다. 

 

 

저거 읽으니 지난주에 잎에 흰 점들이 보여 닦아줬던 화분이 생각났다. 혹시 저 점들이 응애의 탈피 흔적이었을까? 그렇다면 불질러 버리고 싶은데..  오늘 집에 가서 다시 한번 응애가 있나없나 확인해야겠다. 잎이 끈적끈적해지거나 위에 뭔가 없던게 생기면 물티슈로 닦아주는 편인데, 벌레가 있었을 수 있으니 닦아주길 잘한 것 같다. 특히 저렇게 꽃이 시들고 난 자리에 알을 많이 낳는 것 같던데, 저 때 저런 것들도 바로바로 떼어줘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추천하고 싶은 유튜브는  >>  https://www.youtube.com/watch?v=RlUSBck1zbw&pp=ygUJ7Yah7Yag6riw

 

그랜트의 감성 채널이다. 톡토기에 대해 처음 알게해준 콘텐츠이기도 하다. 일단 이 분의 영상 자체가 너무 평화롭고 내용이 무해 그자체다.  그리고 저 식물 존이 너무 뷰리풀해서 추천이다. 봄이 온 것에 대해 영상을 만드시기도 했는데 세상을 보는 시선 자체가 아름답고 무해하신듯! 이 분 다른 영상 중에 테라리움 만들기도 있는데.,, 저랑 만드실 분? ㅎ,.ㅎ 긁적

.

 

톡토기를 발견한 건, 어쨌든 내가 계속 화분들을 뚫어져서 쳐다봐주고 기억해줘서인것 같다. 이 걸로도 초보 식집사로서 뿌듯하다. 앞으로 해충을 볼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럴리가 없으니 ^^ 다음에 또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면 또 공부해서 공유해보겠다. 아 내가 식물일지를 쓴다고 하니 주변에 계속해서 따라서 식물일지를 쓰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준 것 같아 기분이 좋고, 내가 계속해서 글을 쓸 자극이 되니 참 좋다. 다들 열심히 식물 키우고, 나에게 사진을 보내줄 것. 그럼 이번주도 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