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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유학일기/미국 유학 일기

미국 박사과정 4년차 1학기의 고민. 나는 누구를 바라보고 갈 것인가.

by 매실이 maesiri 2025.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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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결혼하는 친구들이 생기면서 나도 미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보게 된다. 

나는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어려서부터 강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가정을 잘 가꾸면서 커리어까지 챙길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한다.

 

이제 내년이면 나도 잡마켓에 나가게 되고,

첫 직장의 위치가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즈음엔 정해질 것이다 (부디!). 

그럼 나도 당분간 머물 집을 구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겠지?

라는 희망도 잠시

 

주변에 그런 여자 선배가 없다보니 내가 바라는 이 모든 것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루게 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내 주변에 여자 교수님들은 결혼을 안했거나, 사별을 했거나, 아이가 없고.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여자 교수는 딱 2명 봤는데 너무 바빠서 항상 정신이 없어보인다.

최근에 그 중 한명은 심지어 말도 없이 관두고 호주로 이사가버림..

두 분은 너무 존경하지만 내가 꼭 닮고 싶은 모습은 아니기도 한게, 커리어적으로 정점을 찍은 것도 아니고,

사실 근 몇년동안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지도 못하다.

그리고 행복해보이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가정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

가족이 생긴다면 커리어를 계속해서 발전시키는게 엄청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직접 그 상황에 처해보지 않으면 일이 쉬워보이듯,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나보다 못한 사람이 계속해서 커리어 측면에서 승승장구하고

나는 계속 기회를 놓치고, 그렇게 발전을 못하게 되는게

맘 놓고 볼 수 있는 일만은 분명 아닐 것이다. 

 

매일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오늘 전수경 음악감독 인터뷰를 알고리즘의 간택으로 보게되었다. 

(이제 나와 뉴런공유를 하는 유튜브 알고리즘...)

 

첫번째로 흥미로웠던 포인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 케어 (과외 구하기, 시터 구하기 등)를 하기 위해서

숨고, 째깍악어와 같은 앱들을 활용하고,

거기에서 본인이 찾은 전문가들에게 질문지를 만들어서 뿌리고 답변을 토대로 줌 인터뷰를 해서 과외선생님을 구했다는 부분이다.

 

미디어에서 자주 보여주듯,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당연히 다른 엄마들과의 모임에서 네트워킹을 통해서 하거나

대치동에서 발바삐 움직여야지만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변의 리소스를 활용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사람도 정보도 구할 수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너무 나의 어린 시절과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것에 생각을 가두고 있었던 것 같다. 

 

채널장 염미솔님의 말과 같이 "옛날에는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는데 요즘은 재료가 만연한" 시대라는 것을 명심하고

어떻게 이들을 나의 인생에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겠다.

 

두번째는 번아웃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수액맞기'와 '사우나'를 추천하신 부분.

신체와 정신은 연결되어있어서, 정신이 힘들 때는 몸을 채워줘보라는 조언이다.

 

너무나도 명쾌하다.

사실 이 조언도 조언이지만, 나는 이 분의 답변 스타일에서

답변이 두루뭉실하지 않고 간단명료하고,

바로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준다는 점에서

정말 일잘러이시고 똑부러지시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알맹이가 꽉차면 포장을 과하게 하지 않아도 되듯이.

 

 

롤모델이 없어서 자신이 없다는 말은 사실 핑계였다.

나는 그냥 요즘 자신감이 조금 떨어졌고 지금 단계에서 아주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니 괜찮다.

분명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미래를 사는 사람은 있을 것이고, 사실 없어도 내가 그렇게 살면되니까 괜찮다.

어쩌면 롤모델은 나보다 후배일지도 모른다. 그럼 그때 그 사람을 발견하고 또 동경하고 따라하고 동기부여되면 된다.

 

연말이라 그냥 마음이 싱숭~생숭한가부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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